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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격랑]③일파만파…'불똥' 어디까지

  • 2017.11.03(금) 18:00

'특혜 의혹' 연루 기관도 전전긍긍
"부정여론 빌미로 친정부 인사 꽂을 수도"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사임을 시작으로 금융권 CEO '물갈이'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채용 비리에 직접 연루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김용환 회장은 2015년 금융감독원 5급 직원 채용 때 수출입은행 고위 간부의 자녀를 잘 봐달라는 청탁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검찰의 자택과 집무실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의 거취도 불분명해졌다.

그는 조선, 해운 구조조정 타격을 벗어나 농협금융을 정상화하면서 지난 4월 연임했다. '빅배스'로 흑자전환을 하는 등 실적을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채용 비리에 연루돼 여섯 달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정태 회장도 '국정 농단'을 일으킨 최순실씨 측근인 이상화 전 본부장을 지난해 특혜 승진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 하나금융 노동조합은 지난 2일 김 회장을 전 정권의 적폐로 규정하며 연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후 외환은행 통합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연임에 기대가 실렸으나 최근 금융권의 흉흉한 분위기와 맞물리며 앞길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이 오늘(3일)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의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노조 측의 고발과 관련해 국민은행을 압수수색한데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은행권 한 고위관계자는 "두 달 가까이 지난 사안을 이제서야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9월 연임을 확정지었고, 허인 부행장을 국민은행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연이 있거나 친정부 성향의 인물을 CEO 자리에 꽂고 있다. 실제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시세 조종 혐의로 물러난 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교 동문인 김지완 회장이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정부가 법적, 도덕적 문제를 들춰 기존 CEO를 물갈이한 후 입맛에 맞는 인사를 꽂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입행 후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CEO를 트집 잡아 몰아내고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일부터 7개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과정 전반을 검사하고 있다. 14개 민간 은행의 채용제도 자체 감사도 지원한다. 검사 결과 문제가 드러난 금융회사의 CEO는 이광구 행장에 이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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