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그룹에는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사 등 각 권역별 회사가 두루 포진해있다. 그룹내 이익기여도가 차이 나듯 계열사별 사외이사 연봉 격차가 뚜렷하다.
제조·금융이 뒤섞여있는 삼성·현대차·롯데 등 복합금융그룹이 계열사 성격과 무관하게 사외이사 급여를 일괄 지급하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관련기사 [금융 사외이사]출석 불문 삼성 월 650만원-롯데 500만원)
사외이사 연봉으로 금융전문그룹 계열사 서열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일 비즈니스워치가 KB·신한·하나·농협·미래에셋·교보 등 금융전문그룹 소속 28개사의 2017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 노릇을 하는 회사가 사외이사 연봉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은 6개 그룹 28개사에서 작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 만근을 한 사외이사 99명이다. 보수를 받지 않는 3명은 제외했다.
KB금융그룹에서는 지주회사와 은행 소속 사외이사의 월 기본급이 각 4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두 회사의 이사회의장은 월 500만원으로 다른 사외이사보다 더 많이 받는다. 특히 이들 회사는 회의참석수당도 높아 기본급외에 부수입도 많다. KB금융지주는 회의 1회 참석당 100만원, KB국민은행은 1회당 이사회 100만원(의장 기준)·소위원회 80만원(위원장 기준)을 준다.
KB금융그룹에서 손해보험과 증권은 각각 월 417만, 400만의 기본급에 일부 수당을 추가하는 구조다. KB생명과 캐피탈·자산운용은 수당없이 기본급만 월 350만원을 준다.
하나금융그룹에서도 선두는 지주회사와 은행이다. 월 기본급 400만원에 회의 1회당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생명·카드·증권은 기본급부터 월 292만원으로 확연히 다르고 수당도 적다.
신한금융그룹 사외이사 연봉은 더욱 뚜렷하게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지주회사와 은행·카드의 월 기본급은 300만원, 생명·증권은 월 250만원이다.
그러나 같은 그룹내 제주은행은 월 100만원으로 한참 뒤쳐져있다. 제주은행 사외이사 급여는 전체 금융그룹 전 계열사 통틀어 최저 수준이다. 심지어 국책기관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공공기관 임원보수지침에 따라 업계 최저수준인 월 250만원을 지급하는데 제주은행은 이 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금융그룹 사외이사의 기본급은 월 462만원이다. 다만 지주회사와 증권(한국투자증권)의 사외이사를 겸임한다. 두 곳에서 일하고 한 곳에서 받는 금액이어서 많다고 보긴 어렵다.
농협금융그룹은 지주회사와 은행·증권이 월 400만원, 생명은 월 350만원의 기본급에 일부 수당을 지급한다. 교보금융그룹은 생명과 증권의 기본급이 월 100만원 차이난다. 농협과 교보 모두 덩치 큰 회사가 사외이사 연봉도 높다는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례다.
그렇다면 미래에셋그룹에서는 어느 계열사가 메인일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많다. 월 기본급 기준으로 운용(500만원)·증권(422만원)·생명(400만원) 순이며 수당을 더해도 이 순서는 바뀌지 않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이 지분 60.19%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운용→캐피탈→증권(미래에셋대우)→생명 순으로 지분흐름이 이어진다.
한편 금융전문그룹 사외이사 99명 가운데 연봉 상위권에는 KB금융그룹 소속 사외이사들이 1위(지주 최영휘 이사)부터 10위(은행 박순애 이사)까지 9명이 포진해있다.
신한금융지주 박철 이사, 하나금융지주 윤종남 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김석동 이사도 상위권이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