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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 금호타이어, 어디로 굴러가나

  • 2018.03.21(수) 15:08

매각-법정관리 기로
매각선행 조건 놓고 노조-산은 신경전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 방한..노조설득 나설듯

 

매각이냐 법정관리 신청이냐를 결정하는 데드라인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금호타이어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21일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중인 중국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이 산업은행을 찾았다. 그는 해외 매각 반대 의지를 굽히지 않는 노조를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해외매각보다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기업에 인수되냐 법정관리로 들어가느냐 갈림길에 선 금호타이어가 어디로 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이융썬 회장의 방한은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했다가 막판에 무산된 뒤 이번달부터 다시 산은과 재협상에 들어갔다. 더블스타는 이미 산은과 투자조건에 대해 합의를 봤다. 올 상반기에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6463억원을 투자해 지분 45%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차이융썬 회장은 이번에 고용보장 등 조건을 제시하며 노조를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에서 일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지만 오해만 키웠다. 그는 "금호타이어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장·노동조합·단체협약에 대해서 전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달초 산업은행은 더블스타가 3년 고용보장을 약속했다는 내용을 담은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뒤엎은 것이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고용보장에 대해 엇박자를 내면서 "해외매각보다 법정관리가 낫다"는 노조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졌다. 지난 19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노조를 만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갔지만 노조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 매각이 유일한 정상화 대안"이라며 "더블스타가 무한정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매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각조건에 '파업금지' 조항도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맺은 투자계약 선행조건에 '파업 미존재'가 있었는데 산은이 이를 숨겼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선행조건에는 "이번 거래를 반대해 1주일이 넘거나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파업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산은은 "노조의 파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투자유치에 반대하는 노조 파업이 있는 경우 투자자는 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다는 조건"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산은 회장의 노조 면담에도 '매각 조건에 무쟁의를 포함한 선행조건'을 전달했다"며 산은이 일부러 숨겼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일각에선 산은의 구조조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산은은 노사가 채무재조정방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지만 결국 결정을 한달 미뤘다. 산은이 섣불리 법정관리 카드를 꺼냈다가 노조의 '내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밖에도 산은은 호반건설, 한국GM, STX조선해양에서 수조원대의 자금을 쏟아 붓고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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