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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히려 금융지주 회장들에 주목할때

  • 2018.06.18(월) 17:50

윤종규·김정태 회장, 채용비리 '무혐의'
금융CEO들 각종 이슈에 눌려 소극적 행보
직원 기살리기·금융당국과 소통 등 나서야

 

지난 17일 대검찰청 반부패부가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 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검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두 회장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두 금융사는 최고경영진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하게 됐다.

 

 

 

윤 회장과 김 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채용비리 의혹을 완전히 떨쳐낸 것은 아니다. KB금융의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5명이 기소됐으며 이 중 3명이 구속됐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7명 기소, 2명이 구속됐다.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가 기소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은행 내부는 아직도 뒤숭숭하다. 익명을 원한 은행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과연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구속된 동료 직원들도 잘못은 있겠지만 지주 회장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한점도 있다.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지부는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기소를 면했기 때문에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직 여파가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두 회장이 할 일이 많다. 당장 그룹 조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장기간 채용비리 논란으로 지친 임직원들의 '기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는 꺼져 있는 '성장을 위한 추진동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채용비리 의혹에서 자유로웠던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취임 직후 영업현장을 돌며 임직원과 소통에 한창이다. 윤 회장과 김 회장 역시 이제는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행보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경영전략도 재가동해야 한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최근 1년여 기간동안 지배구조 개선 이슈와 채용비리 이슈에 발이 묶여 납작 엎드려 있다시피 했다. 이제는 디지털, 글로벌,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인 회장들도 해당 금융그룹과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당국과 머리를 맞대야 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등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데 금융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KB금융이나 하나금융 모두 조심스러워 한다. 관계자들은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다해서 당장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업계를 짓눌러온 적폐청산, 지배구조개선, 채용비리 해소 등의 이슈가 말끔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눈치보기가 너무 오래가도 '보신'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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