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지시 후 금감원은 '신한금융 채용 검사 착수' 보도자료를 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과 함께 금감원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한금융 관련 제보건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검사 대상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이다. 검사 일정은 오는 12일부터 신한은행은 7영업일간, 신한카드·신한캐피탈은 5영업일간이다.
앞서 지난 9일 한 매체는 신한금융 전현직 임원 24명의 자녀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에 입행했다고 보도했다. 현직 중엔 신한카드 대표, 신한금융투자 대표, 신한금융 부사장, 제주은행장 등의 자녀가 신한금융그룹에서 입사했다. 과거 라응찬·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등의 자녀도 신한금융에서 근무했다고 리스트에 올렸다. 보도 후 신한금융은 작년 평균 연봉이 9100만원(신한은행)에 이르는 '꿈의 직장'에 금수저들을 입사시켰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아직 신한금융의 채용비리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들은 정상적인 채용과정을 통해 입사했다"며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에 자녀가 다니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공채에 가점 제도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임원 자녀들이 신한금융에 입사했지만 공채 과정에서 '빽'이 아닌 '실력'으로 뽑혔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신한금융 채용비리 이슈가 '해묵은 의혹'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0년대부터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의 자녀가 신한금융에 입사했다는 내용은 종종 언론을 통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의혹은 잊을만 하면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더욱이 올해초 금감원은 은행권 전반에 걸쳐 채용비리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신한은행에서 별다른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 3개월만에 금감원이 다시 신한은행에 대해 '표적 검사'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금감원이 물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번달 취임한 김기식 금감원장은 최근 '외유성 출장' 논란에 일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신한카드나 신한캐피탈 쪽 채용비리 제보가 들어왔다"며 "원래는 신한금융에 대한 감사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관심이 많아지고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사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