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 재협상에 들어갔다. 지난 4월 신한금융은 ING생명을 2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이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중단됐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16~17일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재인수 추진'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결산보고를 위한 정기적인 이사회가 16~17일에 열린다"며 "이 자리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ING생명 재인수 협상을 시도한다는 보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NG생명은 지난해 증시 상장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어'로 손꼽힌 매물이다. 신한금융 외에도 KB금융지주 등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협상은 매각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번번이 엎어졌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라이프투자유한회사를 통해 ING생명 지분 59.1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 가격이 2조5000억~3조원대로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59.15%가 2조5000억원이라면 지분 100%로 치면 4조원에 이른다"며 "ING생명이 지난해 3400억원대 순이익을 냈는데 '3000억원대 회사 가치가 4조원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협상이 MBK파트너스가 먼저 제안해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금융이 가격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NG생명은 올해 'ING' 상표권이 만료되면서 다음달부터 사명을 오렌지라이프(OrangeLife)로 바꿀 예정이다. 글로벌 브랜드 간판을 내리고 새 사명을 쓰게 되면 영업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사명이 오렌지라이프로 바뀌는 등 M&A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