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서비스가 금융서비스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의 업무를 어려워하던 사람들에게 손쉬운 서비스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전화보다 채팅을 익숙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금융권 챗봇 도입의 이유 중 하나다.
◇ 챗봇, 도입비용 저렴…산업계 전반에 확산
챗봇은 채팅을 통해 질문하면 이를 분석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주는 서비스다. 단순한 답변 뿐만 아니라 계좌이체 등의 간단한 은행업무 자체도 챗봇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챗봇 도입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실제 챗봇의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챗봇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에는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플랫폼 자체는 단순하다.
기존 전화상담의 경우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실제 상담원과 연결되기까지 숫자 버튼을 몇 번 누르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 대화 내용도 녹음하기 때문에 상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큰 비용이 든다.
게다가 사람이 직접 고객을 대응하기 때문에 상담근로자의 업무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챗봇은 구성이 간단하다. 챗봇은 사용자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 채팅방만 구현하면 플랫폼은 완료된다.
채팅내용을 기록하는 것은 통화내용 녹음보다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 고객 문의사항도 전산입력이 손쉬운 텍스트로 구성되다 보니 이를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는 속도도 실제 사람이 음성을 듣고 처리하는 것보다 빠르다.
이같은 편리함 때문에 금융업계뿐만 아니라 정부는 물론 대형유통회사, 통신사 등에서도 상담을 위한 챗봇을 앞다퉈 도입 중이다.
◇ 챗봇,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 가능
챗봇은 단순히 고객에게만 편리한 것이 아니다. 기존 전화를 통한 상담으로 모으기 어려웠던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챗봇을 통해 수집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존 창구나 전화를 통한 상담에서도 고객의 트렌드를 읽고 관련 정보를 축적할 수는 있었지만 챗봇을 이용하면 이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식으로 상품을 나열해 두고 고객이 알아서 필요한 것을 찾도록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경향을 미리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골라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스트리밍 전문 사이트인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고객이 영화를 고르거나 재생하는 정보를 분석해 해당 고객의 성향을 파악, 좋아할 만한 영화를 먼저 추천하거나 성향에 맞지 않는 영화는 리스트에서 빼준다.
금융에서도 챗봇을 통해 해당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두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 신사업을 위한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챗봇을 통해 이미 시중에 팔리고 있는 스마트스피커를 활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는 설명이다.
스마트스피커는 챗봇과 마찬가지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음성명령을 해석하고 지시를 이행한다. 거실 소파에 앉아 스피커에 "이태원 가는 택시 한 대 불러줘"라고 말만 하면 잠시 뒤 집 앞에 택시가 온다.
이 기술을 활용해 집안에 편히 앉아 "아내에게 100만원만 송금해"라고 음성만으로 이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금융권 챗봇의 미래다.
실제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서비스 중인 챗봇의 기능을 확대해 음성상담도 가능한 '콜봇'을 개발 중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음성이나 채팅으로 쉽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애플의 시리나 삼성의 빅스비 등이 개발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대화형 서비스가 도입된 지 한참 됐다"며 "오히려 금융권 챗봇은 각종 규제 때문에 개발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기술의 개발 속도가 빨라 빠른 시간내에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다름없는 수준의 챗봇이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