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예·적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예·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저축은행 업계가 발빠르게 각종 특판상품을내놓으며 수신액을 불리고 있다.
하지만 마냥 속이 편하지많은 않다. 들어온 자금을 굴릴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과 대출 금리 마진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저축은행 수신액 꾸준히 증가…각종 특판 효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보예금은 꾸준히 증가세다. 부보예금이란 예금자보호를 받는 예금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부보예금 잔액은 54조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조4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부보예금은 2014년말 32조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14분기 연속 증가세다.
반면 은행권의 부보예금 잔액은 올 상반기말 1216조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000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시중 자금이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예금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계좌중 5000만원이상 예금은 총 9조6258억원으로 이중 순초과예금만 6조원이 넘는다. 2년전인 2016년 상반기 저축은행의 5000만원 순초과예금은 3조원대였다. 2년동안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연말까지 저축은행의 수신액은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얹어주는 특판상품까지 내놓으며 적극적인 수신영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
최근 OK저축은행은 가입기간 6개월로 금리 최대 2.7%를 주는 '읏샷정기예금'을 특판해 완판했으며, SBI저축은행도 프로골퍼 김아림 선수의 한국여자골프협회(KLPGA) 대회 우승을 기념해 지난 10월 한달 동안 연 3.2%의 금리를 주는 특판상품을 팔았다.
드림저축은행도 연 3~3.5% 금리상품을, 유진저축은행 연 2.9%, 삼정저축은행 연 2.9%, IBK저축은행은 연 3.5~4.5%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 대출금리↓·연체율↑…"들어온 돈 굴리기 빠듯해진다"
저축은행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입된 자금을 굴릴 대출상품 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말 21.11%대에서 올해 10월 기준 18.71%으로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현재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도 연 20% 수준으로 인하를 예고하고 있고 법정금리가 낮아지면 자동으로 신규 대출의 금리를 낮추도록 표준약관도 개정했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8월 기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 수준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이 6.65%를 기록했다. 게다가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6.11%보다 0.54%포인트 높아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특판을 통한 수신이 늘겠지만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연체율은 높아져서 수익성 확보가 전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대출금리 인하와 새로운 약관을 적용받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이를 보면서 점차 자금을 유치하는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