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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에게 듣는다]"돌아보니 어쨌든 주가는 오르더라"

  • 2018.11.20(화) 17:29

[비즈人워치]진현숙 하나은행 PB부장
"펀드 견디거나 중위험상품으로 이전"
"중위험 ELS·금리연계DLS-장기투자 ELS변액 등 추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어디로 튈지 가늠이 어렵다. 그럼에도 투자방향은 잡아야 한다. PB(Private Banking)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는 금융시장,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 [편집자]

코스피가 한달여 만에 2100을 회복한 지난 19일 진현숙 하나은행 도곡역지점 PB(부장)를 만났다. 그는 "시장이 어수선하다"며 첫인사를 건넸다. 

당초 그와 만나기로 한 날은 이달 1일이었다. 인터뷰를 며칠 앞두고 코스피 2000이 무너지자 그는 인터뷰를 한차례 미루자고 연락 해왔다. 고객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 만난 그는 "10월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시장이라는 게 힘든 시기를 겪고 나중에 뒤돌아보면 주가는 어쨌든 다시 오르게 돼 있더라"고 말했다. 은행원 경력 29년중 절반 이상을 PB로 보낸 그는 이번 싸움에서도 겨우 이겨내고 있었다.

 

▲ 진현숙 하나은행 도곡동지점 PB부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PB는 얼마나 했나
▲ 2003년부터 했다. 하나은행이 PB를 처음 공모할때 거의 1기로 시작했다. 적성에도 맞고 관심도 있었다. 20년 가까이 되니까 조금은 힘들더라(하하하). 이렇게 힘든 장을 만나면.

- 주가는 원래 파도가 심하지 않나
▲ 나는 좀 적극적인 성향이다. 손님들과 맞춰서 수익을 많이 내고 했는데 10월은 조금 힘들더라. 예상치 못한 큰 폭의 하락이었다. 올해 시장이 워낙 안좋아 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설마설마 2000선까지 내려가겠냐 했는데…

- 연말에 어떤 장을 예상했었나
▲ 바닥을 다지고 간다고 봤다. 주가 2300선 정도면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이 저렴한 수준까지 내려온 거다. 올 1월엔 2600까지 갔다. 저렴하다는 생각에 '물타기' 들어갔는데 예측을 벗어나 장이 크게 빠졌다. 모든 증시가 안좋을 때 미국은 버텼는데 10월엔 미국도 같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당황했다. 기존에 들어간 펀드는 견뎌내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해외펀드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그간 펀드를 쉬었던 분들도 펀드를 늘렸고 수익도 많이 났다. 하지만 올해 신흥국 증시가 깨지면서 중국펀드 가진 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  예상치 못한 장이 펼쳐질때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나
▲ 고객들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펀드 등 투자상품을 오랫동안 경험해본 고객은 감내한다. 장기투자 안했던 고객은 조급해한다. 도곡동은 연세 높은 투자자들이 많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무조건 기다리라고 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다만 두자릿수 이상 마이너스 손실은 손절매보단 주가 회복을 기다렸다가 펀드비중을 줄이는 게 답이다. 내년 시장을 올해보다 좋게 보는 분들이 많지 않다. 2~3년 길게 펀드를 가져갈 거면 기다리고 그렇지 않으면 펀드를 빼서 중위험상품에 옮기고 있다.

- 중위험 상품이란
▲ ELS(주가연계증권), 금리연계 DLS(파생결합증권), 고금리채권형 등은 정기예금 두배 수준에서 묶어둘 수 있다. 국내 주식이 많이 빠져서 한국투자코스피솔루션 등 채권혼합상품도 추천한다. 중위험 상품으로, 주식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 투자성향이 적극적이라고 했는데 통상 PB들은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지 않나
▲ 공격적인 성향이라기 보다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접근한다. 시장이 좋았던 작년엔 ELS 보다는 펀드 쪽을 많이 투자했다. 예전에 펀드가 사후 관리가 잘 안됐다. 가입했는데 언제 뺄지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하나은행은 손님과 상담할때 펀드 목표수익률과 손절매 구간을 설정해 관리한다. 정기예금만 하면 PB를 만날 이유가 없다.

- 펀드 외에 어떤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나
▲ 지난해 하나은행이 부동산펀드를 몇번에 걸쳐 판매했다. 부동산펀드는 만기가 3~5년으로 미국 LA, 드림웍스 등 부동산에 투자한다. 대체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넣었던 게 올해는 효자노릇 한다. 오늘(19일)도 LA부동산펀드 이익배당금을 6.05% 정도 배당했다. 작년에 장이 워낙 좋아서 부동산펀드를 권했을 때 수익률 6% 보고 5년간 자금을 묶어두기 부담스럽다는 고객이 많았다. 일부 고객들만 1억~5억원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많이 투자 못한 걸 후회한다. 

- 부동산펀드란
▲ 부동산펀드는 전문투자방식으로,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다. 펀드를 설정하면 판매사 모집해서 금융사별로 배정한다.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의 주주가 되는 거다. 부동산을 사는 효과를 갖고 임대수익으로 일년에 2~4번 배당받는 방식이다. 만기때 부동산펀드를 처분해 매각차익이 나면 자본수익도 거둘 수 있다. 통상 PB전용 사모방식인데 지난달 나온 독일 프랑크푸르트 빌딩은 공모방식으로 10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예상치 못한 장에선 효자겠다
▲ 내 자산을 종류별로 나누는 게 좋다. 작년에 달러로 투자하는 펀드나 ELS 등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지난주 1110원에 달러를 사서 달러 단기채권 등에 넣었는데 달러가 필요할때 빼서 쓰기도 하고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도 난다. 자산이 한곳에 기울어지지 않아야 한다. 중간에 빼서 쓸수 있는 예금도 넣어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재가입해야되는 불편함이 없는 ELS 변액보험상품도 최근 장기투자상품으로 권하고 있다.

- ELS 변액보험이란
▲ 보험상품이지만 실질적으로 보험혜택은 없다. 작년 세제개편 돼서 보험은 일인당 1억원까지 비과세 한도가 생겼다. 비과세 한도가 되는 분들은 ELS 변액보험에 투자하면 십년 뒤에 세금 안내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중도에 조기상환되거나 만기상환됐을때 재투자 안하고 해지해도 ELS 수익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통상 ELS는 6개월 뒤에 상환되면 선취 수수료 1%, 후취수수료 0.01% 등을 낸다. ELS변액보험은 10년간 사업비 2.43% 정도된다. 통상 ELS는 6개월 조기상환하면 일년에 2번씩, 십년이면 수수료 20%를 내야하는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저렴하다. 아울러 최근에 나온 KB생명 ELS는 수수료 후취방식으로 원금이 대부분 투자된다.

- 위기가 닥치면 본연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하는데 투자도 그렇지 않나
▲ 펀드가 이익나면 본인이 선택한 잘한 거고 손실이 나면 PB 탓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그럴땐 PB로서 힘들다. 이익 난 것은 잊고 손실 난 것만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분은 극히 일부다. 도리어 저를 걱정해주는 고객이 더 많다.

- 빠르면 이달말에 국내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있긴 하지만 기준금리는 인상될 거 같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중금리에 선 반영돼 있다. 금리가 인상돼도 크게 시장이 흔들릴 거 같지는 않다. 단기자금은 만기 1년 이내 짧은 채권형펀드를 추천한다. MMF(머니마켓펀드) 수익률(1.5%)보다 조금 높은 동양하이플러스채권 등 단기채권펀드가 유동성 자금을 보관하기에 좋다.

- 내년에 추가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 서브프라임 같은 사태가 오면 안되는데…경기는 악화됐지만 침체로 보진 않는다. 주가는 2000선 아래는 보지 않는다. 지금 거의 바닥까지 내려왔다. 시장이라는 게 힘든 시기를 겪고 나중에 뒤돌아서보면 주가는 어쨌든 다시 오르게 돼 있더라.

- 아파트 가격은 진정세다.
▲ 정부에서 보유세를 강화하니까 연세 있는 고객들은 조금 정리하려 한다. 이미 올해초 정리해서 자금이 들어왔다. 똘똘한 한채 가지려는 젊은 고객은 강남 등 집값은 그렇게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사야겠다는 고객은 없다.

- 고객들은 만나면서 느낀 점은
▲ 한 분야에서 성공했거나 사업하는 분들은 철학이 있더라.

- 남의 돈을 굴리는 직업이다. 소신이 있다면
▲ 고객에게 주력상품을 추천할 때 조금이라도 제 돈을 같이 투자해서 운영한다. 그래야지 나도 더 관심을 가진다. 손님 돈이 내 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진현숙 PB는 1989년 외환은행에 입사한뒤 하나은행과 합병되기 전 1993년 하나은행에 스카웃됐다. PB업무를 처음 맡은 때는 2003년이다. 정자동지점, 학여울역지점, 서초지점, 매봉지점 등 부촌에서 부자 자산을 관리했다. 그는 "아침에 밥통 코드를 꽂고 난뒤 화장을 하면서 유튜브로 전날 뉴욕장을 확인한다"고 했다. "성공한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는 PB가 좋다"면서도 "요즘같은 흔들리는 장에선 새벽에 한시간마다 깨서 해외 장을 검색하는 것은 PB의 비애"라고 전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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