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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드사 '장수' 안바꾼다

  • 2018.12.31(월) 18:05

신한·롯데·BC·현대 연임
경영환경 악화에 안정 택해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3연임 주목

실적은 나빠지고 있고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년 경영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 벼랑으로 몰리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주범으로 꼽는다. 

 

'카드사' 얘기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위기'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이 때문에 연말 카드사 CEO 인사가 주목받았다. 전쟁과 같은 경영환경속에서 '장수'를 바꿔 변화를 꾀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카드사 CEO 연임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처럼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그동안 카드사 CEO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단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카드사 CEO 평균 임기는 2.5년으로 생명보험사 4.8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카드사 대표이사는 총 5명이다. 그중 4명은 이미 연임 소식을 알렸다. 이외 임기가 남아 있는 대부분 카드사 CEO들도 중도탈락없이 업무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체질개선 추진 '연임 확정'


업계 1위 신한카드 임영진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주총까지다. 하지만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신한카드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임영진 사장을 단독으로 차기 대표이사 사장에 추천하면서 1년 더 연임이 확정됐다.

임추위는 "임 사장이 카드사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와 디지털 방법론 등을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일관성 있는 사업전략으로 1등 카드사로서 지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임추위는 이에 따라 임 사장이 내년 어려운 대외환경을 극복하고 카드사와 그룹 전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경영환경은 좋지 않다.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9.3% 감소했다.

실적이 부진하지만 임영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던 것은 임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체질개선에 신한금융이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신한카드는 임 사장의 주도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개인화'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수요를 고객보다 먼저 파악해 회사가 먼저 제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 결과 신한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는 빅데이터 관련 사업 영역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매각 앞둔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가 끝까지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연임을 확정지었다. 김 대표는 지난 2년간 부사장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다.

이번 롯데그룹 인사에서 롯데카드 외 다른 계열사에서는 수장교체가 많았다. 롯데칠성음료 롯데렌탈, 롯데면세점, 대홍기획, 롯데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 수장이 교체됐다.

롯데카드는 다소 특수한 상황이다. 매각이 공식화됐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CEO까지 교체해 더 큰 혼란을 불러오지는 않겠다는 게 그룹의 뜻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도 회사 매각이 공식화되자 임직원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우리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롯데카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김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44억원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또 최근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업 진출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4번째 임기 도전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16년 취임한 정 사장은 연임에 성공하면 4번째 임기를 맞게 된다.

연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부담은 있지만 그렇다고 교체할만한 두드러진 이유도 없다는게 업계 평가다. 하나카드는 정 사장 취임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나카드는 2015년 당기순이익이 101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정 사장의 임기가 시작된 뒤 첫해 75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6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801억원이다. 올해는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이익 증가 폭은 줄었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양호하다.

정 사장은 과거 회사 실적을 견인했던 클럽SK카드의 뒤를 이어 1Q카드(원큐카드)를 전략적으로 출시해 안착시켰다. 1Q카드는 하나금융그룹 통합포인트제도 '하나머니'를 적립하는데 최적의 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개선과 함께 다소 복잡한 회사 통합 과정을 순조롭게 이끈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큰 갈등없이 하나카드 노조와 외환카드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인사제도 통합안을 마련했다.
 
◇ 이문환 BC카드 사장 연임 등 CEO 큰 변화없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내년 초 임기가 끝나지만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은 2003년부터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다. 

이어 이문환 BC카드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KT계열사인 BC카드는 별도 임기 없이 매년말 임원을 대상으로 정기인사를 내는 곳이다. 지난달 KT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따르면 BC카드는 이 사장이 내년에도 사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 밖에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도 중도탈락 없이 정해진 임기를 계속해서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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