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이다. 최근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는 카드사들이 수수료보다 더 걱정하는 이슈가 있다. 카드 대출상품에 대한 규제움직임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융사 대출상품의 금리와 마케팅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검토중이다. 수수료에 이어 대출시장도 손을 대겠다고 나서자 카드사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보험사 약관대출 관련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동을 시작했다. 상반기 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수년간 수수료사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중 금융당국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이 카드론이다. 국내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총 30조1817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카드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가계부채 문제로 골치가 아픈 금융당국은 편치가 않다. 특히 카드사 대출상품 금리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카드사별로 연 14~15% 수준이다. 여기에 각 카드사는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특판금리를 적용한다. 특판금리를 적용받으면 기본 금리대비 약 4%P 가량 낮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대출의 60% 이상이 '특판금리'를 적용받았다. 그 결과 신용등급이 더 좋은 기존 고객이 신용등급이 낮은 신규고객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당국의 우선 목표는 이같은 역전현상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판금리 적용 등 프로모션을 금지시키고 카드론 금리 산정체계를 공개하는 것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카드론 관련 프로모션을 금지시키면 자연스럽게 카드론 잔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심 원하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카드론 잔액 감소와 함께 금리체계를 공개하면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예상돼 카드론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카드사업이 적자인 상황에서 대출관련 사업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대출사업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당국이 수수료 시장을 조인 탓이 크다"며 "정당한 수수료도 못받게 만들어놓고 그나마 돈이 되는 대출시장마저 내놓으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하고 있고 카드사들도 대출상품을 취급하는만큼 금리 투명화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