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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다사' 자영업자 생존 위해 금융이 함께 뛴다

  • 2019.04.26(금) 10:30

국민은행 '소호 멘토링스쿨' 입학식
은행업계, 지역 컨설팅센터 등 다각 지원
금감원장 "자영업자 신용평가 체계 개선"

"자영업자 힘든 점이요? 너무 많아서 다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요."

'KB 소호 멘토링스쿨 1기' 입학식에서 만난 방송인 홍석천 대표 멘토가 한 말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자영업자들의 힘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골목상권에는 매장 임대 안내가 붙은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임대료와 원재료비, 인건비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한 자영업자(남·57)는 "저도 두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세번째 다시 가게를 열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자영업 문턱이 더 높아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이 일자리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창업 후 5년간 살아남는 자영업자는 30%도 안되는 게 현실이다.

입학식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흔히 나오는 단어가 다산다사(多産多死)"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대다수는 충분한 준비없이 해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전체의 27.9%"라고 지적했다. 5년 내 자영업자 폐업률이 70% 이상인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5일 KB금융그룹 합정연수원에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호 멘토링스쿨(1기)'을 개최했다. 맨앞줄 왼쪽 네번째부터 신덕순 KB국민은행 전무, 차민욱 대표, 이형석 원장, 허인 KB국민은행장, 홍석천 대표 멘토,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구재희 대표, 토니오 대표. 사진/KB국민은행

이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공감한 KB국민은행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KB금융그룹 합정연수원에서 'KB 소호 멘토링스쿨 1기' 입학식을 열어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KB국민은행 '소호 멘토링스쿨'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서민경제 안정을 목표로 시행한 'KB 소호 컨설팅' 서비스 내 신설된 전문교육 프로그램이다. 7주에 걸쳐 외식업 분야별 멘토가 강의와 실습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전수한다.

'KB 소호 멘토링스쿨 1기' 입학식에는 35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외식업 사업자, 업종전환 희망자, 재기창업자, 예비창업자 등이다.

프로그램 수강생은 'KB 소호 컨설팅 센터' 경영컨설팅 수혜자 등을 대상으로 매출실적, 종업원수 및 사업계획서 등 제반 자료에 대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서울 이태원에서 외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홍석천 대표 멘토는 강의에서 "요리든 친절이든 인테리어든 상관없이 어느 하나 부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어야 경쟁할 수 있고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프로그램이 끝나도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노하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소호 멘토링스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모(남·38)씨는 "전문 지식과 사업장 운영 노하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며 "7주 동안 듣게 된다면 장사하는데도 개선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한지 만 3년이 된 이모(남·40)씨는 "워낙 자영업으로 유명한 분들이 멘토를 해 기술,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매출 창출에도 이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인 박모(남·29)씨는 "틀에 박힌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알고 싶고 도전해보지 못한 부분에 두려움과 실패를 줄이기 위해 참석했다"며 "7주 후엔 자영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 자영업자를 신용평가할 때 잠재력과 성장성이 반영되도록 신용평가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언제든 방문해서 해결방안을 처방받을 수 있는 응급 상담체계(Emergency room)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윤석헌 원장은 "환자가 위급할때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처럼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언제든 방문해서 처방받을 수 있게 지역별로 설치된 은행의 '자영업자 컨설팅 센터'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자영업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영업자 금융애로 현장청취반'을 운영하고 지방에서 소외받는 자영업자가 없도록 전국을 '찾아가는 경영컨설팅'을 은행권과 공동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현재 자영업자에 특화된 지역별 컨설팅센터, 창업아카데미(집합교육) 등을 운영 중이다. 현재 국민·기업·우리·부산 등 4개 은행이 총 18개의 지역별 컨설팅센터를 설치했다.

은행 컨설팅센터를 통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A(33·여)씨는 유치원 교사로 재직하다 퇴직한 후 대학시절 공예디자인 전공을 살려 인테리어 소품 관련 창업을 준비했지만 창업자금 및 사업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B은행의 컨설팅을 받아 현재 연희동에 사업장을 마련하고 SNS를 활용해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B(54·여)씨는 10년간 중식당을 운영했다가 호텔식 전문 제과점으로 재창업을 준비하면서 업종 적합성, 홍보 방식 등을 고민하던 중 C은행 컨설팅을 받아 제과점을 운영 하고 있다. C은행 전문위원이 매출향상 등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이미 컨설팅센터를 운영중인 4개 은행 외에도 신한·하나은행이 올해중 7개 센터를 신규로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은행들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장기 집합교육은 141명(5기수), 단기는 3048명(60회) 수강했다.

이밖에 광주은행은 지난 1월 기업컨설팅팀을 조직했다. 제주은행은 올해 중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전담반을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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