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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혁신]'인뱅'과 맞짱뜨는 자연산 메기 '웰뱅'

  • 2019.05.08(수) 13:46

[창간 6주년 특별기획]
디지털 혁신 웰컴저축은행 전세희 팀장
업계 첫 디지털뱅킹 '웰뱅', 55만 다운로드 돌파
애자일 조직·환골탈태회의 등 전사 역량 집중

여러가지 면에서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때문에 대부분 저축은행은 업계 내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웰컴저축은행은 다르다. 적어도 디지털 금융에서는 꿈이 야무지고 크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부 정책으로 키워진 '양식산' 메기라면 웰컴저축은행은 스스로 혁신을 이뤄낸 '자연산' 메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뱅킹 앱 '웰뱅'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55만건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업계 통합앱인 'SB톡톡'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지난해 기준 약 10만건이라는 점에서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전세희 웰컴저축은행 디지털뱅킹팀장

웰컴저축은행이 발빠르게 디지털 전략을 추진해온 중심에는 디지털본부 소속의 디지털뱅킹팀이 있다.

전세희 웰컴저축은행 디지털뱅킴팀장은 "2014년 예신저축은행(구 신라저축은행)과 해솔저축은행(구 부산솔로몬저축은행) 인수 직후 곧바로 이비즈추진팀을 꾸려 디지털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며 "2016년 초 저축은행 최초로 디지털지점 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 인뱅과 경쟁하는 웰뱅…"기능·안전성 자신"

저축은행 대부분은 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 플랫폼 'SB톡톡'에 의존해 비대면거래를 진행하지만 웰컴저축은행은 이미 2016년 자체 비대면거래를 시작했다. 비대면거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자마자 실제 이를 구현하고 앱에 적용한 것이다.

전세희 팀장은 "저축은행으로는 최초로 자체 앱을 통한 간편이체 기능도 구현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술도 고객의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등 시중은행 못지않은 디지털 혁신을 이뤘다"며 "하지만 거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위해 '웰뱅'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웰뱅 실행 화면

웰뱅은 초기부터 당시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던 인터넷전문은행과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웰뱅 출시에 앞서 공개됐다. 자연스럽게 비교와 경쟁이 불가피했다.

전 팀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속속 출범하면서 우리도 급해졌다"며 "기능이 더 뛰어나면 몰라도 뒤처지는 것은 안된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웰뱅이 중점적으로 개발한 기능은 '자체 인증기능'이다. 그동안 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경우 외부인증을 받기위해 다른 공인인증서 등이 설치된 인증전용앱을 따로 실행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웰뱅은 자체 인증기능을 도입해서 앱 내에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인증이 완료된다. 웰뱅도 인터넷전문은행과 마찬가지로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전 팀장은 "특히 카카오뱅크가 오픈된 뒤 비대면계좌개설 기능과 인증과 관련된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지금까지 보안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도 충분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 회사 체질을 바꿨다

웰뱅은 디지털 플랫폼 이상의 혁신을 가져왔다.

웰컴저축은행 전세희(오른쪽) 디지털뱅킹팀장과 홍혜진 과장.

웰컴저축은행 수신 잔액 2조4000억원 가운데 1조원 이상이 웰뱅을 통해 유치됐다. 사업포트폴리오는 웰뱅 이전에는 정기예금 상품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지금은 웰뱅을 활용한 정기적금과 입출금 전용 보통예금 상품 비중이 크게 늘었다.

자동이체 등록도 웰뱅 출시 이전보다 39% 이상 증가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졌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웰뱅의 신용평가시스템 덕분에 고객 입장에서도 혜택이 커졌다. 대출을 신청하면 수신거래 활동이 자동으로 반영되면서 금리 우대를 받은 경우가 많아졌다. 그 결과 고금리 상품에서 중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고객이 늘었다.

전 팀장은 "웰뱅은 단순하게 쓰기 좋은 금융앱을 만드는 것이 아닌 웰컴저축은행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계속 기능을 확장할 것"이라며 "지난 1년간 꾸준히 작업을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사용자 편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진 디지털뱅킹팀 과장은 "단순히 저축은행 업계 내 경쟁만 신경 썼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라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업계 전체가 우리의 주무대라는 생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환골탈태회의·애자일 조직 통해 전사적 역량 집중

웰컴저축은행이 디지털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은 이 분야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디지털 분야에 투자를 시작할 당시에는 관련 인력이 두명이었다. 경영진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 담당 부서는 본부급으로 격상됐다. 그렇다고 디지털본부만 디지털 사업을 담당하는게 아니다. 다른 본부 임원과 실무자가 모두 참여하는 전체회의가 수시로 소집된다. '환골탈태회의'로 불리는 웰컴저축은행의 전체회의에서 주로 다루는 주제가 바로 디지털혁신이다.

회의에서 다룰 안건도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웰뱅의 히트상품인 '잔돈모아올림적금'도 사내공모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다.

잔돈모아올림적금은 주계좌에서 1만원 이하의 잔돈이 생길 경우 이를 따로 떼어내 적금계좌로 넣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주입출금계좌에 100만4500원이 있을 경우 '잔돈돼지' 버튼 누르면 4500원이 잔돈모아올림적금계좌로 이체된다. 잔돈모아올림적금은 2년제로 500만원 한도에 2.9% 단리가 적용된다.

전세희 팀장은 "웰컴저축은행이 디지털 분야에서 과감한 시도를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배경은 애자일(Agile) 문화가 도입된 덕분"이라며 "담당부서는 실무를 진행하지만 각종 아이디어와 자원, 인력은 전사적으로 지원한다"고 전했다.

혁신(革新). 묵은 제도나 관습, 조직이나 방식 등을 완전히 바꾼다는 의미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치열한 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왔고, 유례를 찾기 힘든 역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성장공식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워치가 창간 6주년을 맞아 국내외 '혁신의 현장'을 찾아 나선 이유다. 산업의 변화부터 기업 내부의 작은 움직임까지 혁신의 영감을 주는 기회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 그 시작은 '혁신의 실천'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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