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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10월 인하 시그널'

  • 2019.08.30(금) 14:45

금통위,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
7월 금리인하 효과 분석·가계부채 등 고민
금리인하 소수의견·대외리스크 확대…인하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날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내서다. 사실상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한은, 금리동결 배경은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달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과 경기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18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1.50%로 인하한 바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고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한달여 간의 지표로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현 시점에서는 대외여건 전개상황과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내린 것은 국제금융위기 당시로 한정된다. 2008년 한국은행은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기준금리를 매달 인하했다.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하기위해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펼친 까닭이다.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 조정은 최소 2개월의 시차를 두고 이뤄졌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시간이 2개월 가량은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최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임과 동시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점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값상승세를 주도하는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0.2%를 기록했지만 6월 보합을 보인 후 7월 0.1%상승했다.

은행 가계대출역시 올해 4월 4조5000억원에서 5월 5조원, 6월 5조4000억원, 7월 5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업계에서도 금통위가 이번에 통화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동결 예상 응답이 78%로 조사된 바 있다.

◇ 대외 리스크 확대…하반기 인하 가능성

일단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 하반기 한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이날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놨다. 2명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을 낸 것은 2018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통상 금융통화위원회의 소수의견은 다음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처럼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보낸 것은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장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장기화 되고 있고, 일본이 예고한대로 지난 28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 국가)에서 배제했다.

여기에 홍콩 시위, 유로존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신흥국 위기 등 대외리스크가 더욱 확대되며 국제 교역여건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악재가 지속되는 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악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노딜 브랙시트, 유로존 구가의 포퓰리즘 정책,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부쩍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당장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결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도 "실제 이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상황을 보고 시간을 들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통위의 소수의견과 이주열 총재가 지속해서 대외리스크가 확대를 지속해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빠른 속도로 집행되고 있고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9.3% 확대한 513조5000억으로 결정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만큼,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해 정책공조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발표했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통화정책 기조도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완화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금통위는 10월16일과 11월9일 두차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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