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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송금 100억달러'…KB, 캄보디아에 1조 베팅

  • 2019.12.27(금) 15:02

국민은행,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사 프라삭 인수
은행보다 소액대출금융 발달…모바일 금융 급성장
"아시아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향후 은행 전환"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Prasac Microfinance, 이하 프라삭)를 인수하는데 1조원을 투자한다. 캄보디아는 은행계좌 보유 인구가 5%에 불과하지만 모바일 송금 규모는 1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융 발전 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사진 = 프라삭 홈페이지]

◇ "압도적 1위"

지난 26일 국민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프라삭 지분 70%를 6억340만달러(7021억7658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주식매매계약(SPA)은 프라삭 이사회 이후인 오는 30일 체결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잔여지분 30%를 2년 뒤에 취득한다. 프라삭 대주주는 국민은행에 잔여지분을 팔수 있는 풋옵션을, 국민은행은 잔여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갖기로 했다.

옵션가격은 프라삭의 순자산가액과 연동된 구조로, 2년 뒤 국민은행은 이번 가격 수준이나 그 보다 더 싸게 잔여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3000억원 가량에 잔여지분을 인수한다는 얘기다.

프라삭은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현지에 177개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41.4%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압도적인 1위"라고 표현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915억원으로 2017년보다 36.7% 증가했다. 2018년 매출은 3250억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다.

프라삭은 다른 소액대출금융기관과 달리 정기예금과 저축성 예금 수취도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다. 프라삭은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기관 중에서 대출점유율 3위를 지키고 있다.

프라삭은 향후 은행 전환도 계획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은 국내로 치면 저축은행으로 보면 된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에서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모바일로 송금 규모 'GDP 절반'

캄보디아는 아직 금융시장이 발전되지 않았지만 최근 모바일 결제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은행 이용 경험자는 전체 인구의 22%에 머물러 있다. 은행계좌 보유 인구는 5%에 불과하다. 상업은행 대신 소액대출금융기관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발달해있어서다.

이 가운데 모바일 송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7년 모바일 결제시장의 송금액은 100억 달러로 캄보디아 GDP의 5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해외 노동자의 모바일 송금 규모도 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캄보디아에 은행 법인을 설립해 지점 6곳을 운영하면서 '리브' 캄보디아 디지털뱅크를 추진하고 있다. 프라삭에 국민은행 디지털 전략을 이식하게 되면 성장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가장 의미있는 해외금융사 인수"

프라삭은 그간 국내 은행들이 '군침'을 흘린 매물이다.

2016년 우리은행은 프라삭 인수 우선협상대장자에 선정됐지만 현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인수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국민은행은 프라삭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올해 신한은행도 프라삭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를 추진하지 않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프라삭이 좋은 회사는 맞다"면서도 "인수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적정한 가격에 인수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의 올해말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3배 수준"이라며 "2015년 이후 캄보디아에서 거래된 금융기관 평균 인수가격 2.51배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2년뒤 잔여지분을 인수하면 PBR이 1.48배로 낮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가장 의미있는 규모의 해외금융사 인수"라는 평이 나왔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한베트남은행은 괄목한 성과를 보이지만 현지 은행권 순위는 20위권 밖이고 최근 하나금융의 베트남 은행(BIDV) 지분 인수는 아직 단순 지분참여"라며 "프라삭은 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고 은행을 포함해 자산규모 3위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 트라우마 극복할까

국민은행은 프라삭 인수를 계기로 카자흐스탄 투자 '트라우마'를 딛고 글로벌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2008년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541억원에 인수했지만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

지난 10년간 해외 진출을 조심했던 국민은행은 작년부터 해외 진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22%를 1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부코핀은행이 단순 지분투자라면 이번 프라삭은 경영권을 확보하는 인수합병(M&A)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라삭 인수는 아시아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캄보디아 선도은행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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