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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금융지주, 부동산 종합관리에 꽂힌 이유

  • 2020.07.03(금) 09:18

신한·하나 연이어 '부동산 종합관리' 출시
자산관리점포에서 일반 영업창구로 확대
오락가락 부동산 대책에 새 먹거리 부각

최근 금융지주들이 새롭게 선보인 굵직한 금융서비스의 핵심은 '부동산 종합관리'로 통합니다.

여기에는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금융지주 계열사는 소위 '라이선스 산업'이어서 정부의 인가 없이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정부 정책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금융지주들이 정부가 옥죄고 있는 부동산 영역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은 셈입니다.

◇ 신한‧KB‧하나 일제히 '부동산 종합서비스' 시동 

지난 4월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들의 부동산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은 '신한부동산 Value-Plus'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주력인 신한은행을 필두로 신한금융투자, 아시아신탁 등 신한지주 계열사들이 제공하는 종합 부동산 컨설팅인데요. 부동산 개발 컨설팅과 부동산 개발 대행, 부동산 관리, 부동산 투자자문 등 총 4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뒤이어 하나금융지주 역시 부동산 투자자문과 개발 컨설팅, 건물운영 자문 등 부동산 종합서비스인 '하나 부동산 리치 업'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큰 틀은 신한지주의 '신한 부동산 Value-Plus'와 궤를 함께 합니다.

전통적인 부동산금융 강자인 KB금융은 이보다 훨씬 앞서 부동산 전문 플랫폼인 'KB 부동산 Liiv on'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엔 종합적인 자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를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 무엇이 다를까  

사실 금융지주들은 기존에도 부동산 자문 시장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자산관리 서비스 중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부동산 자문이었습니다. 시중은행 PB들의 주된 상담 분야가 펀드를 비롯한 금융투자와 함께 세금, 부동산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다수가 부동산을 주된 투자 수단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동안 이 서비스의 주 고객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혹은 1억원 이상 예금 등의 조건을 갖춘 VVIP였습니다. 이번에 내놓은 서비스 역시 부동산 투자자문과 부동산 관리 등이 핵심이어서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 혹은 이런 여력이 있는 VVIP들이 주요 대상이긴 합니다.

의의는 고객접점 확대에 있습니다. 그간 은행들은 PB센터와 WM센터 등 자산관리점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젠 전 영업점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객들 입장에선 서비스 이용이 훨씬 수월해 진 셈입니다.

게다가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둔 만큼 예전과는 달리 일정 수준의 자산을 가진 다주택자를 비롯해 새로운 고객군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왜 지금일까

주목할만한 사실은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6‧17 대책을 발표한 전후로 금융지주들이 이 서비스를 내놨다는 겁니다. 6‧17 대책 전후로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 전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오히려 이를 기회로 포착한 겁니다.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고객군은 임대사업자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려 왔기 때문이죠. 정부는 지난 2017년 집값 상승이 '공급 부족'에 있다는 지적에 따라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자에게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2016년 20만 명 수준이던 임대사업자는 2018년 말에는 40만 명으로 폭증했죠.

그런데 그 후엔 정부의 스탠스가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세제 혜택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임대사업자들을 옥죄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정부의 임대사업자 정책이 해마다 결을 달리하니 임대사업자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지주들은 이 상황을 기회로 본 것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매매와 매각, 관리는 현재 다주택임대사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수도권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보유 예정인 자산가들의 고민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 입장에선 '부동산 투자자문'이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른 겁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비단 주택뿐만 아니라 꼬마빌딩, 수익형 부동산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처를 모두 관리해 주겠다는 취지가 담긴 서비스"라면서 "다만 최근 규제가 워낙 복잡하고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아 우선은 규제 관련 컨설팅 서비스가 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앞으로는 무엇에 집중할까

금융지주들은 앞으로 부동산 종합 플랫폼에 '세금' 파트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2일 문제인 대통령이 직접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통과를 1순위로 처리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재산세 개편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부동산 절세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WM자문센터에서 가장 문의가 많은 부분은 바로 부동산 관련 세금 혹은 절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세금 정책이 계속 바뀔 여지가 큰 만큼 이 부분에 역량을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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