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금융권‧빅테크가 함께 상생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빅테크’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최근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에게 네이버, 카카오 등 IT공룡 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기존 금융회사들과 달리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네이버는 자회사로 네이버 파이넨셜을 설립하고 증권‧보험업 등의 진출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의 경우는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증권사를 설립한데 이어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신용카드사와 빅테크 회사 간 마케팅 제한과 레버리지 비율 ▲대출 모집 1사 전속주의 규제 형평성 ▲지주사 계열사 간 정보공유 ▲간편결제 사업자의 후불결제 허용에 따른 카드사 역차별 등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서비스 출현, 가격 인하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존 금융업권과의 공정경쟁 이슈, 시스템 리스크 야기 가능성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위해 '빅테크 협의체'를 구성하자고도 제안했다. 빅테크 협의체는 금융, IT, 감독당국 등 유관기관, 민간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며 공정경쟁, 시스템리스크, 소비자 보호 등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금융위는 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내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이날 은성수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한국판 뉴딜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은 위원장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사업 대부분 혁신적 도전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융시스템의 위험 공유‧분산과 자금 분배기능이 적극 뒷받침 돼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으로 쏠리는 시중 유동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도록 자금중개 기능을 전환시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한국판 뉴딜이 국민들의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는 만큼 금융권 역시 적극 참여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