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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3.0]下 당장 한치 앞이 안보인다

  • 2020.07.27(월) 10:12

비대면 채널 경쟁력 대출 금리에 직·간접 영향
오픈뱅킹 2금융권으로 확대되면 무한경쟁 시대
상품 라인업 강화 필요…대형사 사업 확대 주목

서민금융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또 한 번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무진회사로 출발해 제도권에 편입한 데 이어 저축은행 사태로 대대적인 시장 재편이란 홍역을 치른 후 이젠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화두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고착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금융이란 본래 역할을 잃어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의 시기를 저축은행 3.0으로 정의하고 앞으로 전망과 함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선 당장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저축은행 간 양극화와 함께 비대면 채널 경쟁력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서다. 비대면 채널 경쟁력은 비단 고객 편의성뿐 아니라 대출 금리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생사의 문제가 걸렸다는 평가도 따른다. 여기에다 오픈뱅킹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으로 확대되면 무한경쟁 시대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파킹통장 고객 중심의 상품 운영이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만큼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부업 청산을 내건 대형사 위주의 사업 확대 움직임도 주목된다.

◇ 경쟁력 갖추려면 비대면 채널이 답

디지털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강화에 따른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신청과 심사, 약정 등 대출 전반의 과정을 자동화하면 업무 원가 자체를 낮출 수 있다.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그런만큼 비대면 채널이 향후 경쟁력을 판가름할 가능성도 커진다.

절대적인 금리 수준을 정하고 무조건 끌어내리는 방식보다는 문턱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마다 적용되는 대출 금리가 제각각이어서 인하 폭에 따른 체감도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일괄적인 법정금리 인하보다는 연 15%대 대출 금리를 12%로 낮출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금리라는 얘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장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 적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업무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면 결국 고금리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으며, 고금리 대출은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 수준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02년 연 66%에 달하던 법정 최고금리는 6차례에 걸쳐 2018년 24%로 떨어졌고, 현재 20%로 낮추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꾸준한 대출 금리 수준 인하와 함께 원가 절감 압력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수·합병과 영업구역 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해 지역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이 나아갈 방향과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내놓고 있다. .

◇ 대형사 경쟁력도 천차만별

대형사라고 해서 모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5월 계좌이동서비스가 저축은행권으로 확대된 이후 최근 한 달간 1금융권에서 저축은행으로 계좌를 이동한 건수는 3000여건 정도였는데 이중 2800건이 웰컴저축은행으로 집중됐다.

계좌 이동 건수 자체가 중요하진 않다. 하지만 업계에선 웰컴저축은행이 정기예금을 비롯한 주력상품 외에 여러 가지 보통예금 상품 라인업을 갖춰놓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계좌이동서비스는 업권 간 벽을 허문다는 점에서 오픈뱅킹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업권의 고객을 끌어오려면 그만큼 경쟁력 있는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체 이동 건수 자체가 크지 않아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시중은행 고객이 저축은행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은 충분히 주목할만하다"면서 "여신상품 역시 수신상품과 같이 기존 고객 외 신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 서민금융포럼에선 보증상품 강화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지역재단에 출연해 전용 보증상품을 도입하거나 기존 보증상품보다 낮은 보증비율을 도입해 지역 내 관계형 금융을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금융상품 생산'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저축은행들도 연내 오픈뱅킹 참여가 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1금융권과 핀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오픈뱅킹에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만큼 비대면 채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웰컴·OK저축은행 사업 확대 주목

대형사 위주의 사업 확대 움직임도 주목된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은 미얀마 현지 마이크로 파이낸스 업체를 계열사에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웰컴크레디라인대부와 그룹 계열사인 디에스홀딩스가 싱가포르 지주회사를 통해 미얀마 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 웰컴금융그룹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라오스에 진출해 있다. 미얀마 진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네번째 해외사업인 셈이다. 웰컴금융그룹은 저축은행 라이선스 유지 조건으로 2024년까지 대부업 청산을 내걸었는데 그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웰컴금융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최근 3~4년 사이 새로운 계열사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결제대행업체 웰컴페이먼츠와 렌탈업체 웰릭스렌탈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주력회사인 웰컴저축은행 및 웰릭스캐피탈과 미래 핵심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OK저축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윤 회장이 정점에 있는 OK저축은행은 부동산 업체 엑스인하우징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법인 등이 눈에 띈다. 웰컴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2024년 그룹 내 대부업체를 정리하고 나면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OK신용정보 등과 함께 주축이 될 전망이다.

JT저축은행은 최근 매물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주요 저축은행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한치 앞을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면서 "취약계층 금융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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