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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JT저축은행 매각은 코로나19 '임팩트'

  • 2020.08.13(목) 14:52

일본 대주주 J트러스트 코로나19 따른 사업 재편
전체 포트폴리오 조정 결국 JT저축은행 매각으로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자산 17위권인 JT저축은행의 매각설이 불거졌습니다. 일본 자스닥 상장 금융그룹인 J트러스트의 자회사로 편입된 지 약 5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JT저축은행은 JT친애저축은행과 JT캐피탈, TA자산관리대부 등과 함께 J트러스트의 한국 법인 중 하나인데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온 터라 매각 배경에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최근 J트러스트가 발표한 실적 자료를 보면 여러 의문이 풀립니다. 가장 큰 변수는 다름 아닌 코로나19였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이 결과적으로 국내 저축은행 업계에도 영향을 미친 겁니다.

①일본 금융그룹 J트러스트의 빅픽처

JT저축은행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 매각에 나선 이유는 동남아시아 계열사들의 부진에 있습니다. J트러스트는 JT저축은행 매각 대금을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법인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J트러스트의 동남아시아 법인은 총 4곳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J트러스트인베스트먼트와 J트러스트올림핀도멀티파이낸스, J트러스트은행 등 3곳을 운영하고 있고, 캄보디아에도 J트러스트로얄은행을 두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온 J트러스트의 동남아시아 사업은 신규 먹거리 확보 차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간 "일본과 한국에서 성공 경험을 살려 성과를 내겠다"라는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말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5000명에 달합니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2.6%로 지난해 5.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경기가 급전직하하자 민간 자금수요도 커졌습니다. 올해 3월 말까지 J트러스트은행인도네시아의 예금잔고는 1100억엔을 상회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자 예금이 빠져나가면서 4월 이후론 800억엔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출도 소폭 늘긴 했지만 건전성이 나빠졌습니다. 전체 채권 잔액에서 90일 이상 연체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1%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6월 말에는 4.1%로 치솟았습니다.

J트러스트올림핀도의 신규 대출 건수 역시 올해 3월엔 1283건에 달했지만 6월에는 26건에 그치면서 사실상 대출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일정 수준을 유지하던 월별 채권회수 금액도 요동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건데요. 에구치죠지(江口譲二) J트러스트 대표는 지난 분기 결산자료에서 "각국 정세와 사업 구조,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②중금리 시장 영향력 확대의 역효과

인도네시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왜 많고 많은 자산 중 하필이면 JT저축은행을 팔려고 하는 걸까요. 이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우선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의 증자 요청을 부담스러워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 1조원이 넘는 저축은행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요. 이말은 위험자산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8%를 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올해 3월 말 현재 JT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1.21%. 수치만 보면 건전성 자체가 우려되진 않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저금리 시대 유동성 증가와 각종 규제에 따른 은행권 고객 이탈 등의 영향으로 국내 중금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출자산이 늘면 그만큼 자기자본도 확충해야 합니다.

J트러스트는 동남아시아 사업 외에도 일본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산하 부동산 사업을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JT저축은행의 자본 확충에 나설 만한 여유가 없는 상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꾸준히 성장해왔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터라 J트러스트과 추가 지원 논의가 꾸준히 오갔다"면서 "여러 여건을 고려해 비교적 최근에 매각을 결정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계열사 관계인 서울 소재 JT친애저축은행과 합병도 생각해볼 수 있긴 한데요. 하지만 두 회사를 합치더라도 주력상품과 운영인력이 상당부분 겹치는 탓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③매각 파장에 업계 촉각

JT저축은행은 2015년 J트러스트로 편입된 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작년 말까지 누적 순이익은 684억원, 올해 3월 말 현재 자산은 1조 4000억원에 달합니다. 나름 저축은행 업계에선 알짜 매물인 셈입니다.

시장에서 추산한 몸값은 1700억원 수준입니다.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 인수 후 투자한 금액은 500억원가량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시장의 추산대로라면 J트러스트가 단 5년 만에 3배가 넘는 차익을 보는 겁니다.

현재 사모펀드와 금융지주 등을 포함해 4곳 정도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금리 시장에서 JT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만 JT저축은행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합니다. 직원들 입장에선 매각 절차를 시작하면 무엇보다 고용 안정이 가장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J트러스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과거에도 저축은행 업계의 판도가 바뀐 사례가 몇번 있었습니다. 1972년 사금융 양성화 3법이 제정되면서 저축은행의 전신인 무진회사들이 적지 않게 자취를 감췄고요. 1998년 외환위기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도 큰 변곡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JT저축은행의 매각 건은 어떤 사례로 기록될까요. 수도권과 지방 간 고질적 양극화와 다른 업권과 비대면 채널 경쟁, 규제 완화 기대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은 저축은행 업계에 JT저축은행 매각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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