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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리그테이블]SC·씨티은행, WM 효과 '톡톡'

  • 2020.08.18(화) 14:05

두 은행 모두 WM 덕분에 비이자익 호조
씨티은행, 코로나19 탓 전체 순이익 감소

올해 상반기 두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WM 강화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코로나19 여파의 와중에도 두 은행 모두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덕분에 SC제일은행은 깜짝 실적을 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씨티은행은 코로나19 충당금 적립과 일회성 요인 등이 겹치면서 전체 순이익은 감소를 면치 못했다. 올해 10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기 퇴진을 선언한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아쉬운 마지막 성적표를 받았다.

◇ SC제일은행, WM 강화 먹혔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18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03억원과 비교해 21%나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순이익이 감소한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비이자수익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SC제일은행의 비이자수익은 210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674억원보다 26%나 증가했다. 또다른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47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17% 늘어나는데 그쳤다.

SC제일은행의 비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건 최근 공을 들이기 시작한 WM 부문에서 수수료 수익이 꾸준히 발생한 덕분이다. 당장 자산 규모가 이를 뒷받침한다. SC제일은행의 올해 상반기 자산 규모는 81조 540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나 증가했다. 총자산 증가액 중 여신 부문이 절반가량 차지했다. 대출 자산은 물론 투자와 파생상품 등 WM을 통한 자산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모기업인 SC그룹과 연계해 미래 중요 영업기반인 WM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SC그룹의 투자 전문인력들이 도출한 투자 테마에 따라 국내에서도 차별화된 글로벌 투자전략과 시장전망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격한 집합투자상품카운슬 운영을 통해 선진적인 운용사 및 투자상품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등 글로벌 비중에 대한 수익률 다각화에도 앞장서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들처럼 코로나19 충당금적립액도 충분히 쌓았다. 올해 상반기 SC제일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43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4%나 늘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시장 상황 변화에 기인한 특정 부문의 단기적 실적 호조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은행 전반의 영업력 강화와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올 하반기 이후 영업 환경은 더욱 험난하고 불확실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리스크에 대한 탄력성을 키우고 우리의 강점을 보다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박진회 마지막 성적표…코로나19 '발목'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00억원에 그치면서 작년 상반기보다 46.9%나 감소했다.

핵심 이익원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영업은 선전했다.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4595억원으로 지난해 4814억원과 비교해 4.6% 감소에 그쳤다.

씨티은행이 지난 2017년 100여 개가 넘던 지점을 대거 통폐합하며 리테일보다는 WM에 힘을 쏟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올해 3월 기준 씨티은행의 점포는 44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WM 부분에선 더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비이자수익은 17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22억원에 견줘 57.8% 증가했다.

씨티은행의 순이익이 줄어든 주된 이유는 일회성 이익의 소멸, 그리고 코로나19였다. 지난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순이익엔 본점 매각이익 769억원이 반영됐는데 올해는 이 요인이 사라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손충당금도 상당 부분 쌓아야만 했다.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05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03억원보다 50.1%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전입액이 반기 순익보다 큰 경우는 은행권에서 씨티은행이 유일하다.

올해 10월 27일 임기종료를 앞두고 조기 퇴진을 선언한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다소 아쉬운 마지막 성적표를 받게 됐다. 박 행장은 지난 14일 사내메일 등을 통해 행장직을 이달 말까지만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행장은 "올해 2분기 실적은 이자율 하락, 대손비용 증가 등 코로나19의 도전적인 상황이 반영됐다"면서 "그럼에도 핵심사업인 자금시장, 자산관리, 개인신용대출 부문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감지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고객을 위한 최고의 은행 실현을 위해 핵심사업 위주 모멘텀 유지, 지역사회 및 고객과 직원 지원을 위한 자원 유지, 리스크관리와 디지털 은행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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