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과학고가 꾸준한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학령인구 감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입시에서 20개 과학고 중 3분의 2 넘게 경쟁률이 떨어졌다. 1년 전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서울 양대 과학고인 세종, 한성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비록 전체 경쟁률은 세종이 한성이 상승·하락의 엇갈림이 있었지만 일반전형에서는 모두 전년 수준에 못미쳤다. 중학교 학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경기를 지역기반으로 한 경기북 또한 마찬가지다.
10일 입시전문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2021학년도 전국 20개 과학고의 경쟁률(정원내)은 3.18대 1로 나타났다. 모집정원 1638명에 5210명이 지원했다. 이번 경쟁률은 2020학년 3.52대 1(지원 5771명)에 비해 0.34p(561명) 하락한 수치다.
전형별로는 일반전형은 3.47대 1(1309명·4544명)로 1년 전 3.97대 1(5196명)보다 0.5p(652명) 떨어졌다. 반면 사회통합전형은 1.98대 1(329명·652명)로 전년 1.73대 1(568명)보다 0.25p(84명) 소폭 상승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논란에서 비켜나 있는 것을 놓고 볼 때, 당초 경쟁률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양상이다. 게다가 2019학년 3.54대 1→2020학년 3.52대 1에 이어 2021학년 들어 낙폭을 더욱 키운 모양새다.
무엇보다 중3 학생수 감소에서 비롯됐다는 게 종로학원하늘교육의 분석이다. 올해 중3 학생수(2020년 4월 기준)는 41만3179명으로 전년(44만8125명)에 비해 3만4946명 줄었다.
전국 20개 과학고 중 14개교가 경쟁률이 하락했다. 경기북과학고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체 과학고 중 가장 높은 7.39대 1(100명·739명)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전년(8.80대 1) 보다는 1.41p 하락했다. 지원인원 또한 1년 전(880명)에 비해 가장 많은 141명 줄었다.
경기북의 경쟁률이 다른 과학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경기도 소재 중학교 학생수(36만2917명)가 전국 중학교 학생수(131만5846명)의 27.6%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정원(100명)은 서울 세종과학고(160명)나 한성과학고(140명)에는 크게 못미친다.
서울지역 양대 과학고 중 하나인 한성과학고 또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쟁률 3.83대 1(140명·536명)로 전년 4.34대 1(607명)보다 0.51p(71명) 떨어졌다. 전형별로도 일반전형 4.49대 1(112명·503명), 사회통합전형 1.18대 1(28명·33명)로 전년 각각 5.02대 1), 1.61대 1 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일(이하 2021학년 경쟁률 2.09대 1), 창원(2.71대 1), 인천진산(3.05대 1), 경남(2.86대 1), 충남(3.1대 1), 강원(2대 1), 전남(2.81대 1), 울산(3대 1), 부산일(2.56대 1), 인천(3대 1), 대전동신(3.54대 1), 부산(3.39대 1)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전국 과학고 중 모집정원이 가장 많은 서울 세종과학고는 상승했다. 경쟁률 3.49대 1(160명·558명). 이는 1년 전 3.34대 1(535명) 보다 0.15p(23명) 소폭 상승한 수치다.
다만 평균경쟁률이 그렇다는 것일뿐 전형을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종의 경쟁률 상승은 사회통합전형이 2대 1(32명·64명)로 전년(1.06대 1)보다 대폭 높아진 데 기인한 것으로 일반전형만 놓고 보면 3.86대 1(128명·503명)로 전년(3.91대 1)보다 낮아졌다.
충북(3.26대 1)을 비롯해 제주(2.68대 1), 경산(2.17대 1), 경북(2.58대 1), 전북(2.42대 1) 등도 전체 경쟁률이 전년보다 소폭 상승 추세를 보였다.
과학고 입시는 통상 원서접수후 1단계 서류평가 및 출석면담(방문면담), 2단계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전동신이 이달 25일 가장 먼저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어 11월20일 대구일, 경남, 창원까지 걸쳐 있다.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2단계 면접은 11월6일 강원, 충북, 충남을 시작으로 11월28일 세종, 한성까지 이어진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는 코로나19 관련해 출석 면담 또는 방문 면담, 소집면접 등에서 수험생 유의 사항이 별도로 발표된 만큼, 지원 학교의 변경된 모집요강 및 최근 공지사항을 참고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