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환매가 중단된 3개 영국 펀드에 대해 투자원금의 50%에 해당하는 가지급금을 우선 지급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가지급금 지급을 결정한 펀드는 △영국 루프탑 펀드(판매액 258억원) △영국 신재생에너지 펀드(판매액 535억원) △영국 부가가치세 펀드(판매액 570억원)다.
모두 영국 투자 관련 사모펀드로 국내 운용사는 각각 다르지만 판매는 모두 하나은행이 맡았다. 옥상중측 사업에 투자하는 영국 루프탑 펀드와 영국 신재생에너지업체의 발전시설 관련 자금 대출을 위해 설정된 신재생에너지 펀드의 경우 모두 투자자산이 부실화되면서 환매가 중단됐다.
영국 부가가치세 펀드는 현지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부가세 자금을 대출해주고 원리금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구조였지만 전혀 다른 자산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나며 문제가 됐다.
하나은행은 해당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만기에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가지급금을 지급받은 투자자는 자금 회수 시 판매회사와 최종 정산하게 되며 배상기준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준용하게 된다.
이번 투자자 보호방안 마련은 현지 운용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 및 법적회수절차가 지연되자 판매사인 하나은행 주관으로 회계법인을 통해 직접 자산실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결정됐다.
판매사 주관으로 투자자산 실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신속한 투자금 회수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자산실사 결과 운용사가 제공한 최초 투자제안서와는 달리 우발적인 선순위 채권이 발생하면서 펀드 투자금 순위가 변경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향후 투자금 회수 시 펀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게 됐으며 이를 근거로 가지급금을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크(PB) 간담회를 개최해 해당 상품을 판매한 PB들에게 해당 사실을 설명하고 조만간 세부 일정 및 절차에 대해 각 영업점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투자자 보호방안 시행을 계기로 투자자들과 관계 개선과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예정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