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일정한 구독료를 내고 제품,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구독경제 시장이 40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가운데 '탈(脫) 보험' 전략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구독보험'이 등장했다.
보험상품이지만 미래 위험을 대비하고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생활에 혜택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보험이다.
한화생명은 MZ세대를 겨냥한 일상혜택형 'LIFEPLUS 구독보험(이하 구독보험)' 3종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구독보험은 매월 낸 보험료에서 중도보험금을 포인트로 돌려 받아 활용 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제휴한 곳의 물품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낸 보험료보다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같은 형태의 보험은 국내 최초다.
유통업계 거물 이마트·GS25·프레시지와 맞손
구독보험 신상품 3종은 이마트·GS25·프레시지 등 유통업계 대표 브랜드들과 협업해 출시됐다.
이마트 고객을 겨냥한 'LIFEPLUS 이마트 할인 구독보험(무)'은 매달 보험료 3만원을 납입하면, 월 3만3000원의 상품권과 함께 50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또 매월 1500원씩을 적립해 보험이 만기되는 1년 후 1만8000원의 만기환급금을 돌려받는다.
GS25와는 '편맥족(편의저멩서 맥주를 즐기는 이들)' 취향을 맞춘 'LIFEPLUS GS25 편맥 구독보험'을 출시했다. 월 보험료 9500원을 내면 맥주 4캔에 1만원 교환권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더팝리워즈 1500점을 받는다. 매월 500원씩을 적립해 만기시점 1년 뒤에는 만기보험금으로 6000원을 돌려받는다.
프레시지와는 집콕족을 위한 'LIFEPLUS 프레시지 밀키트 구독보험(무)'을 선보였다. 프레시지가 베스트셀러로 구성한 한화생명 전용 밀키트 세트를 포인트를 활용해 최대 47%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월 2만4000원인 △시그니처 패키지 △헬스플랜 패키지와 4만8000원인 △자이언트 패키지로 구성됐다. 선택에 따라 매달 3만~7만원 상당의 밀키트가 무료로 배송된다. 패키지는 고객 선호도를 반영해 다수 옵션으로 구성되며 주기적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1년 구독기간이 끝나면 적립금 2만4000원 또는 4만8000원이 만기보험금으로 지급된다.
구독보험 3종은 모바일 전용 상품으로 한화생명 다이렉트 보험 '온슈어'사이트나 한화생명 앱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사망·질병 보장? 기존 보험은 잊어라
한화생명의 구독보험은 보험상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상품은 사망, 질병 등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던 기존 보험과 달리 가입기간 동안 생활편익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라이프스타일형 구독 서비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1인 가구의 급증으로 보험에 대한 니즈(needs)가 사후 보장이 아닌 현재 삶의 풍요로움으로 옮겨가고 있는 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보험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MZ세대에 특성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보험 경험을 '라이프스타일 소비'로까지 연장시킨 구독보험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따른 것으로 한시적으로 제공된다. 본래 보험상품은 보험금을 현금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제공할 수 없으나 한화생명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따른 특례로 중도보험금을 포인트로 대신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상생활 혜택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위험보장은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기존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위험률이나 보험원리가 반영되지는 않은 상품이다. 낸 보험료보다 더 큰 보장이 가능한 것은 보험사와 제휴한 곳들에서 혜택을 함께 부담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앞서 다이렉트 보험몰인 온슈어 론칭 등 일찍부터 보험의 디지털화에 따른 패러다임 전환,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으나 각종 규제들로 인해 별다른 성과들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형태로 규제 완화가 진행되고 있고 코로나19 인한 환경·사회 변화로 조금씩 성과를 내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상품을 통해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통한 추가적인 맞춤형 상품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물품·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적인 맞춤형 상품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특례를 부여받았다"라며 "앞으로도 웰니스, 라이프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구독 솔루션을 출시해 혁신 금융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