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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보험료 낮춘 빅5 손보사, 눈총받는 이유

  • 2022.03.17(목) 07:45

주요 손보사 1.2~1.4% 차 보험료 인하
코로나 반사이익, 손해율 77~81% 흑자구간
소비자 "1%대 생색내기용 인하" 비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1%대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 반사이익에 따른 손해율 개선 효과를 반영한 것인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2%보다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손보사들이 '찔끔' 인하로 생색만 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동차보험 갱신일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는 소위 '복불복' 인하라는 쓴소리도 함께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빅5 손보사들이 내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2~1.4%가량 인하한다.

삼성화재가 지난 2월 1.2% 인하를 결정한 뒤 현대해상(1.2%), DB손보(1.3%), 메리츠화재(1.3%), KB손보(1.4%) 등이 대열에 합류했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2020년 1월 3%대 인상이후 2년 만이다. 인하만 따지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이번 인하로 자동차보험료가 대략 8000원~1만원가량 싸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반사이익에 손해율 양호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내린 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운행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빅5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77.4~81.3%로 전년(81.9~85.6%)과 비교해 하락했다. 사업 운영비를 고려할 때 손해율이 79~80% 수준이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28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봤다고 추정한다. 이는 전체 실적 확대로 이어졌고 보험료 인하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졌다.

지난해 말 평균 14.2%의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을 용인한 금융당국이 손보사들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권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손보험은 국민의 약 75%가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 격 이고, 자동차보험은 차량 소유주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라 당국이 가격에 개입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손해보험사 잠정 순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자 손해율을 근거로 자동차보험료를 2% 인하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모두 1%대 인하를 결정하며 권고 수준에 미달했다.

일단 내렸지만…오래 못 간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작년 거둔 이익을 고려하면 면피용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쓴소리다.

보험료를 낮춘다고 당장 마음대로 갈아타기도 어렵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며칠만 가입하지 않아도 무보험이 되기 때문에 벌금을 물어야 한다. 갱신 시점을 조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타이밍이 맞아야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단기보험도 있지만 보험료 인하 폭이 크지 않아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손보사들은 큰 폭의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 1%대 인하라 미미하게 느낄 수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연 400억원가량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흑자이며 누적 손해율로 따지면 한참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께에는 올해 인하된 보험료보다 인상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화에 따른 운행량 확대, 정비수가 4.5% 인상 등에 따라 상승 압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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