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올해 3분기(7~9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얻었다. 당기순이익은 처음으로 700억대를 돌파했다.
특히 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3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며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크게 개선됐다.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지난 2일 카카오뱅크는 3분기 78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38.1% 증가했다. 컨퍼런스콜에서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과 전월세보증금·주택담보대출이 여신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 호실적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이 꼽힌다. 최근 부동산 매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주 형태가 자가 보유보다는 전월세가 고착화 되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전월세 대출 취급액이 늘어나면서 전체 여신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지난 분기 26조8000억원 보다 7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전월세 대출 잔액만 8000억원 늘어나며 전체 여신 잔액을 키웠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분기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점유율(M/S)도 지난 6월말 0.6%에서 2.0%까지 높아졌다. 올 8월부터 수도권 주택에 한해 취급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자들까지 개방된 영향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상품은 혼합형 주담대(고정금리 5년 후 변동금리 적용) 상품을 제외한 대다수가 변동금리로 이뤄져 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취급했던 대출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도 증가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잔액이 감소세를 보이긴 했다. 3분기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은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1000억원, 3000억원 줄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 ·저신용자 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705억원 늘어나며 이자수익 방어에 기여했다.
수신에서는 저원가성 예금을 크게 끌어올렸다. 3분기 수신 잔액은 3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저원가성 예금 비율은 2분기 59.8%에서 3분기 62.1%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평균 7%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 수익지표인 NIM도 개선됐다. 3분기 NIM은 2.36%로 전분기 2.29%와 비교해 0.0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2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의 증권계좌 개설, 연계 대출 등의 수익은 2분기 216억원에서 10.3% 감소한 194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체크카드, 펌뱅킹, 외환 송금 등이 포함된 기타영업수익도 지난 분기 대비 13억원 감소한 11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수수료 이익은 439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4Q도 전망도 '맑음'…건전성 악화 우려는 고민
카카오뱅크는 4분기에도 주택담보대출 상품 확대와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인증 사업 진출 등으로 더욱 확고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취급액 1500억원을 돌파했다. 4분기는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한 만큼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 역시 4분기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 목표액을 1조원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개인사업자용 뱅킹 서비스도 출시했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선 인증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본인확인 기관 지정을 받았다. 연말까지 공인 전자문서중계자, 전자 서명 인증사업자 자격도 취득할 계획이다. 인증시장 진출을 통해 이용고객 편의 증대와 함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전자 서명 인증 사업자 자격을 취득해 뱅크 앱에서 본인 인증이 가능하게 되면 인증 수수료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최근 중·저신용 대출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 등에선 연체율의 유의미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하는 카카오뱅크도 이같은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 카카오뱅크 연체율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3분기 연체율은 0.36%다.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 작년 3분기 대비 0.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김 최고책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여신(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건전성 문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담보와 신용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급격하게 하락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3일 기준 카카오뱅크는 1만985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공모가 3만9000원,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 9만4400원과 비교하면 급락수준이다.
김 최고책임자는 "아직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내년 3월 결산 이후 성장성 고민과 더불어 주주들의 요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 결정할 것"이라며 "시장관계자 등과의 협의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 활동을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 책임자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 화재 사태'로 인한 피해나 영향은 없었다며 주주들의 불안을 최소화했다.
김 책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으로서 갖춰야 하는 데이터 보관 및 장애·재해 대비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큰 피해는 없고 고객 수와 수신 잔고 추이에도 변화가 크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카카오 브랜드를 같이 활용하는 계열사로서 고객 전체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게 핵심 업무"라며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을 확충하기 위해 금감원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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