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다시 한번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것도 작용한 모습이다.
다만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내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일정 비율 유지해야 하는 만큼 건전성 관리는 여전한 숙제다.
역대 최대 순이익…전년 동기 대비 52.5% ↑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10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52.5% 증가했다고 3일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다만 순이자마진(NIM)은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NIM은 2.62%로 전년 동기 2.22%보다는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분기 2.83%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1분기 카카오뱅크 이자수익은 4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42억원보다 70.9%나 급증했다.
고금리 기조하에 여신 규모 확대가 이뤄진 결과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OO)는 컨퍼런스콜에서 "여신 성장에 따라 이자 수익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여신 잔액은 전년동기 26조원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한 2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27조9000억원와 비교해도 1조4000억원 늘었다.
대부분 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상대적인 저금리 정책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자수익 증가도 있지만 저금리 정책으로 대출이 많이 나간 측면도 있다"며 "박리다매 효과"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3월 취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국내 17개 은행중 가장 낮은 5.11%(서민금융 제외)를 기록했다.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금리 역시 4.04%로 국내 16개 은행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와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5.79%, 4.77%(5대 시중은행 평균)였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도 역할을 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취급액은 올해 1분기 1조4370억원으로, 전분기 7940억원에 비해 81% 급증했다. 시장점유율(M/S)도 지난해 3월말 0.4%에서 3.7%까지 높아졌다.
가계신용대출과 카카오뱅크의 효자 대출 상품이었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각각 7조원, 8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동일한 수준이었고 가계신용대출은 7000억원 늘었다.
반면 전월세대출 잔액은 전년동기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났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6000억원 감소했다. 김석 COO는 "전월세대출의 경우 최근 사기 등 이슈로 인해 순증 증가가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꾸준히 늘어나며 이자수익 방어에 기여했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전년동기대비 8000억원, 전분기대비 3000억원 늘어난 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대출부문 성장을 가속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출 성장은 저금리 상품 공급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달성할 계획이다.
김석 COO는 "연내보금자리론 출시를 통해 시장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높은 성장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체율 또한 ↑…건전성 악화 우려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도 증가하며 출범 이후 처음 40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1분기말 수신 잔액은 4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도 여전히 시중은행 대비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은행권 전체 평균(39.4%) 대비 17.4%포인트 높은 56.8%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은 소폭 악화했다. 1분기 연체율은 0.58%로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연체돼 원리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3%로 전분기와 비교해 0.07%포인트 높아졌다.
김석 COO는 "신용대출 연체율은 은행권과 동일하게 상승 추세"라며 "3월 현재 0.64%"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특별한 변동이 관측되지 않으나 중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상승 추세"라며 "고신용 대출과 중신용 대출의 연체율은 약 3~4배 차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등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은 추가 적립했다. 김 COO는 "지난해 2분기에 126억원, 4분기에 7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며 "이번 1분기에도 일회성 충당금 형식으로 94억원을 추가 적립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충당금 적립률은 234%다.
카카오뱅크는 수신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출에 활용하고 있지만, 여유자금에 대해서는 트레이딩성 거래를 확대해 수익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 COO는 "시중은행과 달리 신용등급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자본시장에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조달 경험이 많지 않다"며 "시장금리 상황 불확실성과 조달 비용이 높다고 판단해 올해는 수신으로 가급적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매금융 전문 은행의 경우 예대율 계산에 페널티가 있기에 대출 규모에 비해 많은 수신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다"며 "자금중 일부분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제고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트레이딩성 거래를 강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신규상품 출시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기록통장(최애적금형 기록)의 출시와 주택담보대출 커버리지 확대, 광고 사업 등으로 2분기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