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N월 위기설은 올해 하반기나 길어도 1년 내에는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과거에 껴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N월 위기설은 시장에서 위험 촉발 요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과거 부동산 팽창 등 일부 자산의 쏠림으로 중장기적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운 상태가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김을 빼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난 임기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의 혼란이 커졌고, 당시 이벤트가 끝난 것 같았지만 작년 상반기에도 새마을금고 금고런이 발생하면서 물 밑에서 오리발을 저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도 유사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인식 하에 해 왔고, 부동산PF도 1년 반에서 2년 동안 끌고 왔기 때문에 가장 신경이 쓰였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공매도 및 대규모 시장 교란행위,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이해상충 등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다양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으로 가는 저변에는 당국에 대한 불신이 있다"라며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불법이나 이해상충 사례를 시장에 보여서 문제가 있는 것들을 지적하고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관련한 활동을 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IFRS17을 도입하면서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부풀리기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면서 "공개적으로 100은 맞고 110은 틀리다고 지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내재적인 논리나 회사에서 관리하는 모델상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형태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업계의 성장을 위한 중장기적 과제로 업무영역 확대 등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의 피해가 없다는 전제 하에 전체 파이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에 맞게 보험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든다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업권 및 언론과 활발한 소통에 나서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본인)개인으로서는 금융권에 오래 계셨던 입장에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보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접점을 많이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PF 정상화를 위해 경공매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금융사들이 CEO 등 레벨의 거버넌스와 관련한 문제로 예상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2022년 말과 2023년 상반기에 기대했던 것은 은행이나 비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PF 자산이 오랫동안 정상화 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거나 원가상승으로 과거 사업 목표를 달성이 불가하다면 그 시점에 충분한 충당금을 쌓거나 정상화 곤란 사업장을 낮은 가격에라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끔 돌리게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크게 움직였으니 (금융사들이)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왔던 건데 작년 연말결산을 보면 개개 금융회사나 CEO들을 믿는 게 아니다 싶어서 경공매 등 추가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이라며 "경공매가 아니라 NPL을 판다고 해도 정확한 숫자를 반영하면 상관이 없지만 현 상태에서 정확한 숫자 반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권이 추진하고 있는 책무구조도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보호 실패와 관련된 문제가 거버넌스에 어떻게 반영될까 하는 문제의식에서는 진일보했지만 모든 걸 해결하진 않을 것"이라며 "100%짜리 정답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