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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 보험 CEO 만난 김병환…가계부채 해결사 등판?

  • 2024.09.02(월) 08:10

금융 역할 강조·규제개선 약속…늘 같은 '채찍과 당근'
스킨십 통해 '금융권 이해도 낮다' 우려 씻었단 평가도
가계부채·대형 금융사고 후속조치 등 해결사 등판할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금융CEO들과 릴레이 상견례를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일방적인 정책 방향 소개보단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데 대해선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각 업권들에서 제시한 규제완화와 숙원사업들에 대한 해소여부는 조금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 후속조치와 가계대출 조이기로 인한 부작용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 위원장은 취임 전후로 가계부채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지만 아직까진 현안 해결에 있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는 평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쓴소리에 규제개선 약속도…금융권 "지켜봐야"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권을 시작으로 보험, 여신전문업, 증권 등 CEO와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이제 금융지주 회장, 저축은행, 자산운용업계 CEO들과의 간담회만 남겨뒀다.

연이은 간담회에서 김병환 위원장은 가계부채, 티몬·위메프 사태 등을 짚으며 현재 국내 경제의 위기를 촉발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금융권의 참여를 독려했다. 

무엇보다도 좀처럼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와 민원 등으로 악화하는 금융권의 신뢰 회복에도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하면서 불법 혹은 불공정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업권별로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규제 완화 방안도 언급했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연이은 간담회에서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을 평소보다 강력하게 주문했다"라며 "최근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사후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우선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금융위원회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 진출 등 새 먹거리를 찾는데 있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지만 이는 역대 위원장들도 비슷했다"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법적 재정비 등을 통해 규제개선을 이루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통·스킨십 긍정적 평가

김병환 위원장은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력 대부분을 기획재정부에서 보냈다. 김 위원장은 기재부 자금시장과, 경제분석과, 종합정책과, 혁신성장추진기획단, 경제정책국 등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금융위원장으로 오기 직전까지는 기재부 1차관을 역임했다.

기획재정부가 우리나라 전체 경제정책을 아우르는 핵심 주무부처이기는 하지만 금융권을 따로 떼 내서 보는 '미시적인 시각'은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다만 이번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가지고 있었던 우려가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보험업계 고위관계자는 "보험에선 회계기준 등 세부적인 내용이 많은데 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과거 수습시절 보험을 담당했던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라며 금융권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아울러 김병환 위원장이 취임 이전 "시장과 소통하겠다"라며 밝힌 소통 의지를 확인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간담회 분위기를 잘 이끌며 건의사항에 대해 내용 불문 기탄없이 이야기 해달라고 해 업계가 준비한 이야기들을 모두 터 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라며 "통상의 간담회가 한명씩 자기 차례에 준비한 말만하고 마무리 발언으로 끝났는데, 이번엔 격식 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한 기관장은 "상견례에서 결론이 난 것이 있지는 않지만 금융위 추진 업무 사안에 대해 건의를 했다"라며 "위원장이 직접 챙기겠다고 했고 앞으로도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으니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가계부채 등 해결사 역할은?

아직 간담회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은행 증권 보험 여전업계 등 각 업권을 대표하는 기관장들을 만난 터라 이후 본격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횡령 등 금융사고에 더해 이달부터 시행된 가계대출 옥죄기로 인한 부작용 예방 등 당면과제가 산적해서다.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은행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책무구조도의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돼 시행중이지만, 금융회사로부터 책무구조도를 제출 받지 않아 본격적으로 작동은 하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는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책무구조도를 완성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제출 기한 이전에 책무구조도를 제출받아 시범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제출한 곳은 없다. 시범운영을 통해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 

가계부채 이슈는 더욱 심각하다. 금융위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을 이달(9월)로 두달 미루면서 가계부채 이슈를 더욱 촉발시켰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관련기사:[기자수첩]말 따로 정책 따로…부동산PF·가계부채 혼란만 키운다(6월26일)

뒤늦게 이달부터 부랴부랴 가계 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폭증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상호금융 보험 등 2금융권 풍선효과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같은 우려를 인지, 오는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을 찾아 실수요자 및 전문가들과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금감원장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장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금감원은 금감원의 역할을 하고 금융위는 금융위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라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정책 대응을 늦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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