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자산운용사 설립하는 현대카드·커머셜, 이유는?

  • 2025.01.07(화) 17:25

현대카드·현대커머셜, 현대얼터너티브 지분 확보
대표이사에는 마스턴투자운용 출신 이용규 실장
대체투자·기업금융 확대 전략…계열 시너지 '노림수'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가 자산운용사 현대얼터너티브를 설립,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는 본격적으로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어 부실채권(NPL) 및 부동산 PF 등의 대체투자, 투자금융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해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및 현대커머셜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현대얼터너티브 주식회사 주식 30만6000주(지분 51%)를 15억3000만원에 취득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현대커머셜은 지분 49%를 취득했다. 현대얼터너티브는 법인 설립 절차를 진행 중으로 현재 특수관계인인 계열회사로는 편입되지 않은 상태다.

대표이사·사내이사·감사, 커머셜 임원으로 채워

현대얼터너티브는 현대차그룹의 자산운용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 회사는 △경영컨설팅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을 사업으로 영위하는데, 여기서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이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로 여겨진다.

현대얼터너티브의 대표이사로는 이용규 현대커머셜 실장(전무)이 선임됐다. 이 실장은 마스턴투자운용 캐피털마켓(CM)부문 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현대캐피탈에 영입됐다. 그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부동산학 석사학위(MPSRE)를 받고 포스코건설, IBK투자증권, NH농협은행 등을 거친 부동산 운용 전문가다. 마스턴투자운용에서는 주로 블라인드 펀드 모집 업무 등을 맡았다.

이 실장은 2019년 3월 마스턴투자운용이 펀드레이징(자금모집) 전담 조직을 처음 만들 당시 회사에 합류했다. 이 실장이 부동산 운용 전문가인 데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블라인드 펀드 강자인 만큼 현대커머셜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그를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밖에도 사내이사에는 주두환 현대커머셜 경영분석팀장이 이름을 올렸고 감사는 한영주 현대카드·커머셜 감사실장이 맡았다.

NPL 등 대체투자 확대…현대차그룹 계열 시너지도

현대얼터너티브 설립은 현대커머셜의 자산운용 영역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현재 현대커머셜은 현대차그룹의 전속 캐피탈사로 상용차 부문의 할부리스를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현대차(37.5%)와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25.0%)·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12.5%) 부부가 최대주주로 있다.

현대커머셜의 주요 사업영역은 산업금융과 기업금융으로 나뉘는데, 상용차나 건설기계 할부·리스·렌탈 등을 현대차그룹 등에 제공하는 사업이 산업금융에 해당한다. 기업금융은 부실채권(NPL)금융,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투자금융도 포함된 기준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커머셜 IR자료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의 산업금융 자산은 4조4000억원, 기업금융 자산은 5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금융이 46.8%, 기업금융이 54.2%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현대커머셜의 기업금융 비중은 28.8%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8년 건설경기 침체가 산업금융 부진으로 이어지며 현대커머셜은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수익 다변화 전략을 취해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이에 따라 2018년 현대커머셜의 기업금융 비중은 31.8%로 30%를 넘어섰고 2021년에는 40.4%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여기에 현대커머셜은 2019년 투자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의 기업 투자를 취급하는 투자금융실을 신설했다. 투자금융이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만,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현대커머셜은 대우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오랜 기간 PEF 운용을 담당한 투자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을 키우고 전략을 구체화했다. 또 안정적인 분산을 통한 ‘수익률 11%+알파(α)’를 투자 원칙으로 세우고 글로벌 분산 투자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커머셜의 투자금융 자산은 약 1조원으로 전년 동기(약 6000억원)보다 66.7% 증가했다.

업계는 이번에 설립한 자산운용사 사명에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들어간 만큼 현대얼터너티브가 대체투자 전문 하우스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투자에는 NPL 투자나 부동산PF 등이 포함된다. 현대커머셜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에 힘을 쏟고 있어 현대커머셜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현대얼터너티브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계열사 자금을 일임받아 운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폭넓은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커머셜이 본격적으로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라며 “수익원을 다변화해 산업금융와 기업금융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