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하나금융에선 함영주 현 회장의 연임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이 함 회장의 연임을 두고 "주주총회에서 판단을 받을 문제"라고 지적한 만큼 주주 중에서 반대 의견이 나올지가 관심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3월 마지막 주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함영주 현 회장의 재신임 건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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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전 마지막 '주총의 판단'
일각에서는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 연임에 반대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을 제기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함 회장을 추천하기 전, 하나금융이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돌연 개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2025년 업무계획 발표에서 "(함영주 회장의 연임) 프로세스는 완성도가 아주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원칙을 어겼다고 비판하기도 어려운 중간 선상"이라며 "주주총회에서 한 번 판단을 받을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함 회장이 재임 기간 큰 잡음 없이 그룹을 이끌었고,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작년 DLF(파생결합증권) 불완전판매 관련 혐의를 벗으면서 법적 리스크도 사라졌다.
통상 회추위가 추천한 후보는 무난하게 주총 표결을 통과한다. 과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이 3·4연임에 도전했을 당시 하나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의결 운동이 벌어졌으나 표결에선 늘 소수의견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하나은행 노조 등에서는 반대 움직임이 없다"며 "지금까지 주주들의 반대로 금융지주 회장 선임이 무산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 변수
하나금융은 작년 말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새 규정은 사내이사가 연임 중에 70살을 맞이할 경우 임기 이후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까지 재임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 덕에 함 회장의 두 번째 임기는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다. 기존 규정에선 만 70살이 되는 2027년 3월까지 2년만 재임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함 회장의 연임을 준비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들과 만나 "함 회장님의 품성에 비춰 보면 혹여 (연임에) 도전을 하더라도 스스로 규정에 적용을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라며 "하나금융처럼 선도 금융회사에서 비판을 받으면서는 안 하실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7일 함영주 현 회장을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임기도 3년으로 결정했다. 함 회장의 연임까지 남은 단계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전 주주총회 표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