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둔 저축은행 대표이사(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경영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는 경기침체와 부동산PF 부실 문제로 인해 수익성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중금리대출 확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금융당국이 햇살론을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저축은행업권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임기 만료 저축은행 대표 '1년 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날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문석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달 18일 SBI저축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김문석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대표가 이번에 연임을 확정짓게 되면 올해까지 2연임이다.
SBI저축은행 임추위는 "김문석 대표이사 후보는 경영 전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주도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등 SBI저축은행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업권의 성장을 선도하는 등 대표이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임추위는 지난 11일 전찬우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초 전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한투저축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수 다올저축은행 대표 역시 지난달 26일 임추위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3월 다올저축은행 대표 자리에 올라 올해 재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다올저축은행 임추위는 김 대표를 추천하며 "저축은행 업권의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연임되는 대표 대부분 경험이 많고 저축은행업권에서의 업력도 길다"며 "현재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경험이 많은 대표가 회사를 이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돌파구도 쉽지 않네
이들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실적이 다소 나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2억원으로 전년 동기(623억원)보다 14.6%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순이익이 68.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낫다는 평가다.
한투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144.7% 증가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4548만원을 기록해 1년 만에 가까스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 1년간 부동산PF 부실을 털어내는 등으로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부동산 PF부실과 부동산시장 침체 등은 여전히 수익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중금리대출 등의 가계대출도 여의치 않다.
금융당국의이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면서 저축은행들의 대출 운용도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햇살론에 대해서는 총량규제 목표 대상에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저축은행들의 숨통은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금리까지 포함해서 총량 규제하는 것은 서민들의 자금공급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며 "어느정도 선까지 풀어줄 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햇살론 등이 총량규제 목표 대상에서 제외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