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을 맞이한 금융 시장의 변화를 진단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금융 싱크탱크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2기가 이달 22일 정식출범 한다. 앞서 지난달 29일 출범준비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SFS 1기가 1년간 AI·블록체인·클라우드·디지털자산 등 새로운 기술이 금융을 변화시키는 모습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2기는 'AI와 금융'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중심으로 보다 심화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AI가 통화·물가 등 거시경제와 노동시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가상자산과 미토스(고성능 AI)발 보안 문제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진단과 대응 방안, 정책 조합들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AI 시대 금융의 역할과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민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SFS 2기는 앞으로 금융전문가 15명 내외가 참석해 매달 한 차례 정기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SFS 1기에서 좌장을 맡았던 조윤제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전 금융통화위원)에 이어 2기에서는 윤종규 성균관대 특임교수(전 KB금융지주 회장)가 좌장으로 논의를 이끈다.
이날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AI시대 변곡점에 선 금융 및 금융산업, 그리고 SFS 2기 중점 토론 과제들'을 논의했다.
윤종규 교수를 비롯해 △김병환 회계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전 금융위원장) △서영경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금융위 부위원장)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금융학회장) △유재수 간사(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윤종원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나다순) 등이 참석했다.
윤종규 교수는 이날 출범 간담회에서 "AI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 이슈"라며 "SFS 2기가 우리 사회에 정책적 화두를 던지는 어젠다 세팅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회사 대응과 관련해 "고객(Customer)·상품(Product)·채널(Channel)·직원(Employee)·기술(Technology) 등 금융사를 움직이는 5대 핵심 축에 AI가 미칠 파장을 체계적으로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병두 대표는 "한국은 데이터 인프라, 국민적 습득력은 우수하나 금융회사, 규제 당국의 준비는 모두 부족하다"면서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오면 금융사는 단순 상품 납품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사의 데이터 체계, 조직문화, AI 시대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현재의 원칙주의·사전규제 체계가 AI 시대에도 유효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금융회사의 운용구조와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잔인한 금융이라 지적하며 어려운 숙제를 냈지만 기존 문법으로 해결하지 못할 과제들을 AI를 활용해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위원도 "AI가 앞으로 발전해 나갈 때 우리 금융이 생산적금융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자산과 연계된 제도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시장 참여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AI 시대 거시경제 변화에 맞춰 규제·제도 등 정책적 대응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영경 교수는 "AI가 양극화를 심화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결국 내수와 통화정책 파급 경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AI 확산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중심의 기존 통화정책 체계가 충분한지 재검토하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선제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노동시장 충격에 대한 공론화도 부족하다"면서 "AI가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유재수 간사 역시 거시적 관점에서의 대안 마련과 통합적인 정책 조합을 강조했다. 유 간사는 "거시경제 지표(금리·물가)가 AI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노동·금융·거시정책을 통합적으로 보는 정책 조합(Policy Mix)을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양자 컴퓨팅 도입 시 블록체인 암호체계 무력화 가능성 등 AI와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의 연계성을 주목하고, 금융 보안관점에서 클라우드 모델의 위험성과 온프레미스(내부 서버) 복귀 경향 등도 폭넓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신관호 교수는 부작용과 잠재리스크 관리 논의에 방점을 뒀다. 그는 "AI가 정보비대칭을 줄여 금융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는 낙관적 측면이 크지만 AI에 의해 대체되는 인력의 재배치 문제와 '미토스' 쇼크 등에서 드러난 금융보안리스크, 천문학적인 케이펙스(CAPEX)가 금리인상을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 그리고 버블리스크도 정교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종원 교수 또한 "SFS 1기가 기술혁신의 수용과 대응에 집중했다면, 2기는 AI 충격에 따른 배분 문제, 소비자보호, 개인정보, 보안문제 등 미시·거시적 전이 메커니즘을 상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수익추구 움직임에 대응해 통화정책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교수는 주식시장과 AI의 역학 관계를 짚으며 "올해 예정된 글로벌 메가 IPO(스페이스X, 오픈AI 등)가 S&P500 지수 편입 등 공급 충격을 줄 때 패시브 펀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자산가격 변화와 금융시장 영향도 분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AI 반도체 밸류에이션 변화가 단순 사이클인지 패러다임 전인지에 따라 국가 차원의 세제·배당 정책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력이 막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FS 2기는 이번 출범 간담회에서 제기된 어젠다들을 구체화해 오는 22일을 시작으로 매월 정례 토론을 이어간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통화위원 등을 지낸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금융산업 변화와 정책·제도적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비즈워치는 SFS 2기에서 다뤄질 논의를 집중 조명하고, AI 관련 정책 제언들을 시장과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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