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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사교육 1번지’ 대치동 신흥강자 시대인재

  • 2021.04.28(수) 07:20

<에듀리치> 하이컨시 ①
최상위권 공략, 모의고사 콘텐츠 기반 ‘신흥강호’ 부상
개원 6년새 매출 1000억…오너, 베일의 오우석 원장

‘에듀리치(EduRich)’는 사람들 얘기다. 한국 사회의 특수한 교육열에 힘입어 사교육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쓴 사람들을 조명한다. 성공신화를 기반으로 써내려간 ‘거버넌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간에 잘 오르내리지 않았던 오너의 소유·경영 체제와 부의 형성, 대물림, 여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흥 에듀리치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비춘다. [편집자]

‘큰 고개’(大峙)란 뜻을 가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늘날의 대치는 학벌주의가 뿌리깊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 진학 0순위로 꼽는 의대나 명문대로 가는 길을 넓여주는 ‘메카’로 읽힌 지 오래다. 

수십년간 대치동이 입시의 관문처럼 통하면서 은마아파트사거리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학원만 1000여개나 된다. ‘사교육 1번지’란 말 달리 붙은 게 아니다. 경쟁은 치열하고 학부모의 입소문에 따라 혹은 대입제도와 맞물려 해마다 30% 정도가 주인이 바뀐다는 게 대치동 학원가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 학원이 생겼다가 문을 닫는 대치동 학원가에 강력한 ‘포식자’가 출현했다. 한데, 대성이니 종로, 메가스터디 등 흔히 듣던 메이저가 아니다. 대입 입시학원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흥강호 ‘시대인재’다. 앞으로 더욱 세(勢)를 불려가며 ‘학원 재벌’로 성장할지 시대인재의 ‘빛과 그늘’을 비춰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시대인재가 대치동에 문은 연 것은 2014년, 불과 7년 전이다. 대입 단과학원으로 출발, 수학(가)를 시작으로 수능 영역별 ‘서바이벌 모의고사’ 시리즈가 히트를 치며 대입 입시학원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시중 수능 모의고사를 뛰어넘는 퀄리티로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것. 

대입 수험생들의 선호가 1타강사(해당 영역에서 매출이 가장 큰 강사) 못지 않게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와 맞물린다. 시대인재가 메이저 학원들과 맞먹을 정도의 위상을 갖게 한 대표 컨텐츠다. 

이게 다가 아니다. 2017년 개강한 재수종합반은 시대인재가 신흥강자로 도약하는 데 날개가 됐다. 2019학년 이후 해마다 의대나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로 불리는 명문대 합격자를 대거 배출, 짧은 기간 유명세를 탔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여년간 대입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온 대성학원 소속 강남대성학원의 명성을 넘볼 정도다. 

비결은 단순하다. SKY를 를 갈 만한 학생을 모집하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이 모여들다 보니 아웃풋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다른 재종학원과 달리 자습에 초점을 맞춘 학습체제와 보다 수혜의 폭이 넓은 장학제도, 공격적인 인기강사 확보 등을 통해 최상위권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현재 대치동 시대인재는 재수종합반을 비롯해 고등부 수능 및 내신반, 중․고등 수학스쿨 등 21개관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확장 일로다. 2015년 경기도 분당에 이어 2019년 말에는 교육특구인 서울 양천구 목동에도 진출, 재종반을 비롯해 7개관을 운영 중이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거리 바로 옆 동선빌딩에 위치한 대치시대인재학원. 운영법인 ‘㈜하이컨시’가 본점을 두고 있는 곳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거리 바로 옆 동선빌딩에 위치한 대치시대인재학원. 운영법인 ‘㈜하이컨시’가 본점을 두고 있는 곳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매출은 현강(현장강의) 위주의 수강료 수입으로만 개원 6년만에 1000억원을 훌쩍 넘어 1070억원을 찍었다. 2017~2020년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만 해도 한 해 평균 60억원에 가깝다.  

심상치 않다. 다시 한 번 입시업계 판도를 뒤집어놓을 기세다. ‘C-쇼크’(코로나19)로 불황을 겪고 있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수능 사회탐구 전문 에스원(S1)학원을 운영하는 에스원교육을 합병했다. 올 1월에는 중․고등부 입시학원 ‘대찬학원’ 운영하는 ㈜대찬을 42억원에 사들인 뒤 합쳤다. 3월에는 고등부 입시학원 ‘새움학원’의 새움교육미디어도 흡수했다.  

출자도 잇따르고 있다. 수능 국어 모의고사 및 문제집을 개발하는 이매진씨앤이(C&E)와 공무원시험 업체 이매진피앤엠(P&M)에는 30억원을 출자했다. 영재고 입시 및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대비 수학 강의를 주로 하는 ‘시매쓰새움FIT영재센터학원’을 운영하는 ㈜이유고연에도 수억원을 댔다. 

놀라운 페이스다. 시대인재 주인의 실체, 이래저래 호기심이 동한다. 시대인재 운영법인 ㈜하이컨시의 사실상 유일주주 오우석 원장이다. 찬찬히 뜯어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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