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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대성홀딩스 오너 김영훈, 늦둥이 후계승계 속도 낸다

  • 2024.02.13(화) 07:10

[중견기업 진단] 대성홀딩스①
2000년 말 대구도시가스 회장 오르며 독자경영
후계자 30살 김의한 전무…맏딸 김은진도 입문

‘형제의 난(亂)’을 뒤로 하고 홀로서기를 한 지도 어느덧 20여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때가 때인 지라 3대(代) 후계 세습에 대한 호기심이 동(動)하는 시기다. 

중견 에너지그룹 대성홀딩스 오너 김영훈(72) 회장의 최근 행보는 이런 맥락에서 예사롭지 않다. 자신이 키운 자산․매출 ‘1조 클럽’의 대물림을 놓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늦둥이 유력 후계자는 발맞춰 이른 나이에 소리 소문 없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

독자경영 20여년…자산·매출 ‘1조 클럽’

김 회장은 서울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법학·경영학 석사,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뒤 1988년 대성(大成)의 모태 대성산업에 입사, 비교적 늦은 나이인 36살에 경영에 입문했다. 

2대 경영자로서 독자적인 길을 걸은 때는 12년 뒤인 2000년 12월이다. 고(故) 김수근 창업주가 아들 3형제에게 주력 3개사를 나눠준 ‘삼분지계(三分之計)’ 구도에 따라 3남 김 회장이 대구도시가스(현 대성에너지) 회장에 오른 게 이 때다. 48살 때다. 

현재 대성홀딩스는 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금융, 건설, IT, 문화콘텐츠, 농업 분야 등에 걸쳐 국내 계열사만 16개사다. 총자산(대성홀딩스 연결기준·2023년 9월 말)은 1조810억원이다. 자립경영에 나섰던 2000년 말(3090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불었다. 2022년 매출은 22년 전보다 5배 가까이 성장한 1조2500억원에 이른다. 

대구와 경북 경산·고령·칠곡을 공급권역으로 하는 도시가스업체 대성에너지가 포진해 있다. 전체 매출의 78.6%를 차지하는 간판 계열사다. 경북 안동·영주·예천의 대성청정에너지(옛 경북도시가스·13.8%)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더해 대성창업투자(벤처캐피탈), 대성환경에너지(매립가스 자원개발), 대성글로벌네트웍(콜센터·텔레마케팅), 대성이앤씨(건물관리), ㈜대성(출판),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포털) 등이 계열사들의 면면이다.  

딱 여기까지다. 대성홀딩스는 벌이가 예년만 못하다. 매출 성장이 수익성까지 담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이 70억원이 전부다. 이보다 못한 수치를 찾으려면 2004년(22억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반전이 필요한 시기다. 

대성홀딩스 가계도

대표 명함 7개…강력한 오너십

한 가지 더. 요즘 김 회장에게는 수익 개선 못지않게 허투루 할 수 없는 화두가 존재한다. 3대 승계다. ‘늦둥이’ 적통 후계자를 위해 일찌감치 승계기반을 닦아 놓은 것과 무관치 않다. 

현재 김 회장의 오너십은 강력하다. 지주사 대성홀딩스를 비롯해 사업 중추 대성에너지, 대성청정에너지 등 7개사 대표 명함을 가지고 있다. 대성환경에너지 등 3개사의 이사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을 정도로 확고한 오너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계열 장악력도 쉬이 넘볼 수준이 아니다. 우선 대성홀딩스의 1대주주로서 직접 소유 중인 지분이 39.9%나 된다. 즉, 김 회장을 정점으로 대성홀딩스 지배 아래 대성에너지, 대성청정에너지 등 12개 사업 계열사들이 배치돼 있다.    

(참고로 대성홀딩스는 사명에 ‘홀딩스’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니다. 2009년 10월 주력사 대구가스를 대성홀딩스(지주·존속)와 대성에너지(사업·신설)로 쪼개 지주 체제로 전환하며 지정된 적이 있지만 2013년 3월 제외됐다. 

당시 총자산(별도기준) 1000억원, 지주비율(자회사주식가액/총자산) 50% 이상 요건 중 지주비율이 48.8%(2010억원/4130억원)로 낮아진 데 기인한다. 2017년 7월 자산요건이 1000억→5000억원 이상으로 높아진 뒤로는 총자산이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총자산(2022년 말)은 4430억원, 지주비율은 54.9%다.)

대성홀딩스 재무실적

3대 세습 카드 세 오누이 합작품

뿐만 아니다. 김 회장은 경영권을 유지하는 장치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바로 ‘알앤알(R&R)’이다. 김 회장이 59% 1대주주다. 알앤알은 대성홀딩스 32.84% 2대주주다. 즉, 김 회장이 개인지분 외에도 알앤알을 지렛대로 도합 72.74%의 대성홀딩스 지분을 보유, 강력한 경영권을 쥐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갔다. 현재 알앤알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주주가 1명 더 있다. 부인 김정윤(55)씨와 사이의 1남3녀(의한·은진·의진·은정) 중 장남 김의한(30) 대성홀딩스 전무다. 김 회장이 42살에 낳은 아들이다. 

부친 다음으로 계열 최상위 지배회사 알앤알의 2대주주다. 보유 지분도 40.93%에 달한다. 한마디로 김 전무(40.93%)→알앤알(32.84%)→대성홀딩스로 이어지는 3대 세습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가성비도 만점이다. 김 전무가 ‘승계 카드’를 손에 넣기 까지 돈 들 일도 별로 없었다.  

2013년 9월 후계자의 나이 19살 때부터 김 회장은 물론 경영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인 두 누이 김영주(76) 대성그룹 부회장. 김정주(75) 대성홀딩스 부회장이 공들인 3인 합작품이다.  

말이 나온 김에, 대성홀딩스의 승계구도에서 비켜나 있다고 해서 맏딸을 빼놓고 갈 수는 없다. 김은진(27) ㈜대성(옛 대성닷컴) 이사다. 이제 대성홀딩스 지배구조 측면에서 김 회장의 화두가 된 대물림 작업을 찬찬히 뜯어보려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대성홀딩스 ②편으로 계속)

대성홀딩스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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