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의 신발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TKG(옛 태광실업)그룹 사주(社主)의 연봉이 화제다. 작년에 급여와 상여금을 합해 100억원 가까이를 가져갔다.
2020년 창업주 작고 뒤 37살에 가업승계
TKG태광은 현재 오너 2세 박주환(41) 회장 체제다. 고(故) 박연차(1945~2020) 창업주가 딸 셋(선영·주영·소현)을 낳은 뒤 38살에 얻은 아들이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10년 1월 TKG태광 입사 뒤 이듬해 9월 이사회로 직행하며 27살에 가업 경영에 입문했다. 2020년 1월 창업주 별세 3개월 뒤 회장 취임, 경영권을 승계했다.
TKG태광 계열은 총 38개사(국내 12·해외 26)다. 박 회장은 이 중 3개사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나이키 신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인 모체 TKG태광㈜, 화학분야 핵심 계열사이자 국내 질산 생산 1위 업체 TKG휴켐스와 건축용 배관업체 TKG애강 등 상장사 2곳이다.
박 회장은 부친 작고 무렵 태광 각자대표로 선임된 뒤 작년 말에는 단독대표에 오르며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김재민(65) 부회장이 퇴진한 데서 비롯됐다. 휴켐스의 경우는 2012년 3월 이사회에 합류한 뒤 현재 이사회의장직을 가지고 있다. 애강에는 2021년 3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주식 16% 3100억 매각…상속세 해결
박 회장이 보수를 받고 있는 계열사는 태광과 휴켐스다. 작년에 두 곳에서 64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한 달 월급이 5억원을 훨씬 넘었다. 여기에 상여금으로 31억원을 가져갔다. 총보수가 96억원이다.
회장 취임 후 연봉이 껑충 뛰었다. 2020년만 해도 보수가 28억원 정도였다. 급여 19억원, 상여 9억원이다. 2021년에는 각각 57억원, 13억원으로 증가했다. 도합 70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어 2022년에는 101억원을 찍기도 했다.
오너는 달랐다. 박 회장의 작년 연봉은 태광(62억원)의 경우 김재민 대표이사 부회장(9억원)의 7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휴켐스(34억원) 또한 김우찬(62) 대표(6억원)의 6배나 된다.
박 회장은 작년 3월에는 현금 3100억원을 손에 쥐기도 했다. 소유지분 61.65% 중 15.91%를 태광이 쌓아놓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태광 자기주식으로 매각했다. 상속세 해결을 위한 것이다. 창업주 작고 당시 상속재산은 태광 지분 55.39%(1조715억원)를 비롯해 총 1조3213억원이다. 부인 신정화(73) 명예회장과 박 회장 등 자녀 4명에게 부과된 상속세가 6367억원이다.
박 회장은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은 확고부동하다. 태광이 비상장사인데다 개인지분 45.74%에 태광 자사주가 35.47%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의결권 지분이 70.87%에 달한다. 모친과 누이들은 3.45% 뿐이다. 이외 기재부 13.72%, 정산장학재단 1.6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