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거버넌스워치] 서흥그룹 계열 젤텍, 장녀 회사 물류창고 사들인 까닭

  • 2025.01.20(월) 07:10

[중견기업 진단] 서흥④
오너 양주환 맏딸 양원영 조이파트너스 경영
독자 유아용품 사업…2022년 89% 자본잠식
이듬해 2월 물류창고 69억에 매각…반전 계기?

내로라하는 중견그룹이라면 후계구도 역시 늘 주목받은 이슈 중 하나다. 후계자에게는 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대물림의 시계가 빨라지며 스포트라이트가 강해질수록 그 그림자도 짙다. 

세계 3위의 하드캡슐 제조업체 서흥의 오너인 양주환(73) 회장의 맏딸은 그런 존재다. 가업 승계를 위해 경영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두 아들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대신에 독자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껏 별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부친의 지원 아래 2023년을 기점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장녀 계열주식 내츄럴엔도텍 0.3%뿐…부친 증여  

서흥의 모태사이자 사업 주력사인 ㈜서흥은 상장사 내츄럴엔도텍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2021년 3월 편입했다. 대표는 전문경영인 김희도(52) 대표가 맡고 있지만 양 회장 또한 4명의 이사진 중 한 명이다.  

헬스케어 및 화장품 분야에서 여성 갱년기 기능성 원료 백수오를 비롯해 자체 브랜드 ‘니드인(NEEDIN)’, ‘니들리(NEEDLY)’ 생산 및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을 하는 업체다. 

㈜서흥이 최대주주로서 22.94%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오너 일가도 적게나마 가지고 있다. 0.34%다. 이 중 가장 많은 0.30%를 보유한 주주가 양 회장의 장녀 양원영(46)씨다. 

오래 되지는 않았다. 2022년 12월 양 회장이 전량 증여해 준 데서 비롯됐다. 당시 주식시세로 약 3억원(종가 3250원)어치다. 다음으로 장남 양준택(44)·양준성(42) ㈜서흥 전무 각 0.02%, 부인 유영희(73)씨 0.04%.로 뒤를 있다. 

서흥그룹 14개(국내 6개·해외 8개사) 계열 중 양원영씨가 유일하게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작년 12월 말 부친의 7.78% 증여 때 장녀는 빼고 두 아들에게만 절반씩 물려줌으로써 준택·준성 형제가 지주사격 ㈜서흥 지분을 각 7.27%, 6.88%를 갖게 된 것과 대비된다. 서흥의 3대 후계구도에서 논외 대상이라는 의미다. 

조이파트너스 주주 및 재무실적

28살 때 유아용품 업체 설립 독자 행보

가업 경영에는 일찌감치 담을 쌓고 지냈지만, 양원영씨에게는 독자적인 활동무대가 있다. 유아용품 업체 조이파트너스다. 한참 됐다. 계원여고, 경희대 출신으로 28살 때인 2007년 8월 설립했다. 초창기부터 대표를 맡아 줄곧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양 회장이 음으로 양으로 뒤를 봐주고 있는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조이파트너스는 양 대표 주도로 만들어졌지만 초기에는 가족회사 성격을 띄었다. 양 대표는 1대주주로서 32.95%를 소유했다. 뿐만 아니라 양 회장 내외도 각각 21.05%, 10.53%를 보유했다. 이를 2006년 장녀에게 전량 물려줬다.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21년 말 기준으로는 양 대표 지분이 53.3%다. 또한 양 회장이 다시 17.39% 주주로 등재돼 있다. 증여 뒤 2020년 말 3억원을 출자한 데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다. 감사직은 바로 아래 동생인 양준택 전무가 2020년 12월부터 맡고 있다. 이사진 중에는 양 회장이 중용하고 있는 친인척도 있다. 양대모(47) ㈜서흥 전무다. ㈜서흥에서 글로벌사업 및 하드캡슐 생산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오너 부녀 외에 조이파트너스 지분 29.31% 2대주주이기도 하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이치리 소재 서흥그룹 계열 젤텍 물류창고. 원래는 오너 양주환 회장의 맏딸 양원영 대표가 대주주로서 독자 경영하는 조이파트너스 소유였지만 2023년 2월 젤텍이 69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네이버 지도

매출 많아야 114억…적자·흑자 왔다갔다

양 대표는 17년간 경영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은 신통치 않다. 2009년 유아용품 독자 브랜드 ‘마더플레이스(Mother place)’ 출시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현재는 해외 유모차 브랜드 ‘두나(Doona·이스라엘)’, ‘범프라이더(Bumprider·스웨덴)’ 등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주방생활용품, 건강식품 사업도 한다.  

조이파트너스의 재무실적은 2022년까지 확인된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을 때가  2018년 114억원이다. 순익은 10억원 밑으로 적자와 흑자를 왔다갔다 했다. 결손금이 10억원가량 쌓였다. 자본잠식률이 88.8%(자본금 12억원·자기자본 1억여원)에 달한다. 

다만 반전의 조짐이 없지 않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이치리 소재의 현 젤텍 물류창고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서흥이 주력으로 하는 캡슐의 주원료 젤라틴 및 콜라겐 생산업체로서 양 회장이 대표로서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는 계열사다. 

원래는 조이파트너스 소유의 물류창고였다. 2023년 2월 젤텍이 69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유동성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을 계기로 양 대표가 경영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지 주목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서흥 ⑤편으로 계속)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