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거버넌스워치] 서흥 3세 양준택 등에 젤텍이란…승계 재원 ‘믿는 구석’?

  • 2025.01.15(수) 07:10

[중견기업 진단] 서흥③
양주환 2남1녀 중 장남 등 3명 지분 57.2%
2016년 父子간 소유주 교체 뒤 배당금 폭증
6년간 131억 챙겨…쟁여둔 잉여금도 890억 

중견그룹 서흥에는 향후 3대 가업세습의 지렛대로 요긴하게 써먹음직한 계열사가 하나 있다. ‘젤텍(GELTECH)‘이다. 매출이 해마다 예외 없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는 알짜배기 주식을 오너 3세 등이 절반 넘게 소유하고 있다. 

고희(古稀·70)를 훌쩍 넘긴 2대 경영자가 작년 말 사실상 첫 주식 증여를 통해 본격적인 3대 승계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지금, 승계 재원으로서 젤택의 존재감이 부쩍 주목받고 있다.  

2대 오너 첫 증여…주목받는 승계 재원

작년 12월 말 양주환(73) 회장이 모태사이자 지주사격 ㈜서흥 지분 32.79% 중 두 아들 양준택(44)·양준성(42) ㈜서흥 전무에게 절반씩 물려준 7.78%는 액수로는 117억원어치(증여일 종가 1만3020원 기준)다. 2020년 8월 5만9700원까지 뛰었던 ㈜서흥 주가와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이 나 그만큼 증여세 절세 효과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형제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대략 29억원씩 도합 58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상장주식은 증여일 전후 2개월치 최종시세의 평균값으로 재산가액이 매겨지지만 증여 당시 주가로 가늠해 보고, 여기에 증여세율 60%(과세표준 30억원 이상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 20%)를 적용한 액수다. 

㈜서흥 주가는 올 들어서도 반전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만3060원(10일 종가)이다. 4년여 전 1730억원에 달했던 양 회장의 현 지분 25.01%의 가치도 378억원으로 축소됐다. 만일 이 정도 가격에서 추가 증여가 이뤄질 경우에는 증여세가 약 210억원이다. 

오너 3세들이 빚을 내지 않는 것을 전제로, 재원은 우선 ㈜서흥 지분의 배당수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거버넌스워치] 서흥 ①~②편’에서 얘기한 대로, 1998년 말 3.39%를 갖고 있던 형제는 2004년 7월 고(故) 양창갑(1923~2016)·고 김성임(1924~2016) 창업주 내외의 2.85%, 이번 부친의 7.78% 증여를 통해 각 7.27%, 6.88% 총 14.14%로 확대했다. 다만 ㈜서흥 배당금은 지금껏 기조로 봐서는 별로 돈이 되지 않을 개연성도 있다. 

㈜서흥은 1990년 3월 증시 상장 이래 2023년까지 연속으로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 중이다. 확인 가능한 1999년 이후 25년간 배당금은 총 677억원이다. 이 중 형제가 가져간 액수가 23억원, 20억원이다. ㈜서흥의 연평균 배당금(27억원)으로 따지면. 각자 1년에 1억원도 채 안됐다는 의미다.    

게다가 ㈜서흥은 영업이익이 2020년 74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줄곧 감소하며 재작년 430억원으로 축소된 뒤로는 배당금을 2021년 56억원, 2022년 44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11억원으로 전년의 4분의 1로 줄였다.    

양준택·양준성 전무는 ㈜서흥 외에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제조 계열사 내츄럴엔도텍 주식도 가지고 있기는 하다. 반면 현 주식시세(10일 종가 1455원)로 1500만원에 불과한 0.02%가 전부다. 

서흥그룹 계열 지배구조
(주)서흥 재무실적

젤텍, 해마다 매출 경신 뒤엔 적잖은 내부거래

이런 맥락에서 젤텍의 존재는 승계 재원 차원에서 중요하다. 1998년 7월 설립됐다. 오너 일가가 초창기부터 경영에 깊숙하게 발을 들여왔던 계열사다. 

양 회장이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을 챙겨왔다. 서흥그룹 14개(국내 6개·해외 8개사) 계열 중 ㈜서흥, 한국코스모(화장품 제조), 서흥아메리카(미국 판매법인)와 함께 대표직을 가진 계열사 중 하나다. 차남 양준성 전무가 2019년 3월부터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부자(父子)뿐만 아니다. 부인 유영희(73)씨가 2007년 2월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서흥이 주력으로 하는 캡슐의 주원료 젤라틴 및 콜라겐 생산업체다. 성장이 폭발적이다. 2000년 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5년(461억원) 이후로는 매년 확대 추세다. 2023년에는 1310억원을 찍었다. ㈜서흥 매출이 2022년 6350억원에서 재작년에만 5950억원으로 주춤했을 뿐 2005년(연결재무제표 재작성) 이래 매년 증가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즉, 젤라텍의 성장 비결 중에는 내부거래도 큰 몫을 한다는 뜻이다. 2000년 31억원 정도였던 계열 매출이 확대일로다. 2023년에는 서흥아메리카 404억원, ㈜서흥 132억원, 서흥헬스케어 30억원 등 5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이후로는 낮아도 36.6%, 높게는 44.4%로 줄곧 30%를 웃돌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9~2020년 167억원, 185억원을 기록하며 이익률(18.6%~19.6%)이 20%에 육박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8년간 이익률이 연속 두 자릿수다. ㈜서흥의 수익성 하락과 맞물려 줄고는 있지만 재작년에도 94억원(7.2%)을 벌어들였다. 

젤텍 재무실적

장남 등 배당수입 젤텍 131억 vs ㈜서흥 43억

흥미로운 점은 젤텍 주주들의 면면이다. 젤텍은 초기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서흥이 25억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가 2005년 이후로는 42.84%를 유지 중이다. 

㈜서흥 외에 57.16%의 주인은 양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 양준택 전무 등 3명이다.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양 회장 등 5명 소유였다. 2016년에 바뀌었다. 이를 기점으로 배당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젤텍은 2010년부터 배당에 나섰다. 하지만 한 해 많아봐야 10억원 정도였다. 6년간 다 합해도 36억원에 불과했다. 2016년 30억원으로 뛰었다. 2019년에는 중간배당으로 70억원을 풀기도 했다. 2021년까지 6년간 총 배당금이 230억원이다. 

양 전무 등이 131억원을 가져갔다는 계산이다. 25년간 형제의 ㈜서흥의 배당수입(43억원) 보다 3배가 넘는다. 젤텍의 배당금으로 승계 재원을 차곡차곡 쌓아온 정황이다. 게다가 2022년 이후로는 배당을 중지해 2023년 말 현재 886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아울러 적정 시점에 젤텍 지분을 ㈜서흥에 넘겨 재원을 마련할 여지도 있다. 양 회장의 차남이 2019년 3월부터 젤텍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향후 장남-㈜서흥, 차남-젤텍 분할경영의 수단으로 활용할 개연성도 있다. 이래저래 절텍의 쓰임새가 주목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서흥 ④편으로 계속)

서흥그룹 3세 양준택 전무 외 2명 젤텍 배당수입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