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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서흥 오너 양주환, 증여에 차등은 없었다…막 오른 형제경쟁

  • 2025.01.14(화) 07:10

[중견기업 진단] 서흥②
두 아들 준택·준성에 각각 3.89% 균등 증여
㈜서흥 지분 差 0.4%p…우열 가리기 힘들어
이사회에도 2021~2022년 연쇄 진입…父子 경영

‘난형난제(難兄難弟)’. 세계 3위의 하드캡슐 제조업체 서흥의 3대(代) 오너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형제의 경영활동의 폭과 깊이가 별반 다를 게 없다. 무엇보다 고(故) 양창갑(1923~2016) 창업주의 뒤를 이은 2대 실권자 양주환(73) 회장이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2022년 뒤바뀐 경영 승계 기류…막상막하

양 회장은 당초 경영 승계 측면에서는 2남1녀 중 장남 양준택(44) ㈜서흥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했다. 양 전무가 모태사이자 사업 중추사인 하드캡슐 및 의약품·건강기능식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서흥에 줄곧 적(籍)을 두고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2014년 2월 구매부를 시작으로 해외사업부 등을 거쳐 2021년 3월부터는 경영지원, 구매 및 국내 생산기지 충북 오성공장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서흥 이사회에 합류한 것도 이 때다. 전무 직급도 동생보다 1년여 앞선 2019년 초에 달았다.  

뿐만 아니다. ㈜서흥이 2018년 9월 인수한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코스모의 등기임원직(비상무이사)을 2021년 3월부터 가지고 있다. 2022년 4월 ㈜서흥이 액상·젤리 건기식 부문을 물적분할한 서흥헬스케어에도 설립 당시 이사진에 편입됐다. 

반면 차남 양준성(42) ㈜서흥 전무는 원래는 ㈜서흥 계열사 젤텍으로 활동 무대가 국한됐다. ㈜서흥이 주력으로 하는 캡슐의 주원료 젤라틴 및 콜라겐 생산업체다. 2015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젤텍 경영에 참여해 2019년 3월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말 젤텍 전무로 승진한지 1년여 만인 2022년 3월을 분기점으로 존재감이 달라졌다. 형이 진입한 지 1년 만에 ㈜서흥 이사회 한 자리를 꿰찼다. 이에 따라 젤텍의 국내 및 해외영업을 총괄하면서 ㈜서흥의 미래전략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흥의 이사진 4명 중 사내이사진 3명이 대표인 양 회장과 두 아들 뿐인 이유이기도 하다. 

형제의 경영구도를 놓고 보면 양 회장 후계구도의 무게추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4개(국내 6개·해외 8개) 계열사의 지주사격인 ㈜서흥에 대한 3세들의 지분 형성 과정을 보더라도 우열(優劣)을 점치기가 어렵다. 

서흥그룹 계열 지배구조
서흥그룹 양주환 회장 및 두 아들 양준택·양준성 전무 계열사 등기임원 현황

조부모 이어 20년 만에 부친 주식 증여

확인 가능한 범위로, 양 회장은 ㈜서흥에 대해 1998년 말에는 29.36%의 지분을 소유했다. 부인 유영희(73) 전 젤텍 이사(0.69%), 동생 양주철(66) 회성산업 대표(7.69%), 서흥 소속 장학재단 유당장학회(4.60%) 등 특수관계인 5명을 합하면 45.63%다. 

장남과 차남도 각각 1.70%, 1.69%를 보유했다. 당시 지분 격차가 0.01%p다. 현 지분은7.27%, 6.88%다. 지금도 0.39%p밖에 차이가 안난다. 형제가 지분을 보강하는 데 전적으로 의존한 선대의 두 차례의 주식 증여 과정에서 별 차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맨 먼저 2004년 7월 형제 지분이 각각 3.31%, 2.93%로 뛴 적이 있다. 양 명예회장(2.51%)과 고 김성임(1924~2016) 전 회성산업 이사(0.34%) 부부가 2.85%를 전량 증여해 준 데서 비롯됐다. 1999~2001년에 걸쳐 장내에서 사들인 주식이다. 이를 1.61%, 1.24%씩 나눠서 물려줬다.  

이어 작년 12월26일 양 회장이 두 아들에게 주식을 물려준 것은 이처럼 창업주 내외가  증여한 지 20년만이다. 1999년과 2004년 1~5월 추가 장내매수를 통해 오롯이 보유해왔던 32.79% 중 7.78%(90만주)다. 

형제간에 단 한 주의 차이도 없었다. 각 3.89%(45만주), 액수로는 59억원어치(증여일 종가 1만3020원 기준)씩이다. 양 회장이 장남이나 차남 어느 한 쪽에 뚜렷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 않은 또 다른 정황이다.

고희(古稀·70)를 훌쩍 넘긴 양 회장이 지분 대물림의 신호탄을 쏘아올림으로써 서흥그룹의 3대 경영권 승계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지금, 양 회장의 향후 잔여 지분 25.01% 향방이 주목받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서흥 ③편으로 계속)

서흥그룹 3세 양준택·양준성 전무 (주)서흥 지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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