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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중견 서흥, 주가 4년 새 4분의 1 토막…3대 증여 개시

  • 2025.01.13(월) 07:10

[중견기업 진단] 서흥①
오너 양주환, 모태 ㈜서흥 주식 7.8% 첫 증여
두 아들 준택·준성 7.3%, 6.9% 3·4대주주 부상  
절세 감안 증여 적기?…3代 승계 가속도 조짐

세계 3위 하드캡슐 제조업체 서흥(瑞興·SUHEUNG)이 3세 지분 승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주식가치가 4년 새 4분의 1 토막 난 시점이다. 고희(古稀·70)를 훌쩍 넘긴 2대 오너가 20년간 오롯이 보유해온 모태사이자 사실상 지주사 지분을 처음으로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대물림의 시계가 빨라질 조짐이다.  

양주환 서흥그룹 회장

양주환 오너십 그 자체 ㈜서흥 주식 증여

13일 ㈜서흥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양주환(73) 회장은 작년 12월26일 지분 32.79% 중 7.78%(90만주)를 증여했다. 액수로는 당시 주식시세로 117억원어치(종가 1만3020원)다. 

증여 대상은 2남1녀 중 두 아들 양준택(44), 양준성(42) ㈜서흥 전무다. 각각 3.89%(45만주·59억원)를 똑같이 물려줬다. 장남은 3.38%에서 7.27%로 확대됐다. 차남은 2.99%에서 6.88%로 증가했다. 

양 회장의 특수관계인 5명 중 동생 양주철(66) 회성산업 대표(7.74%)에 이어 단일 3․4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서흥 소속 장학재단 유당장학회(4.99%), 부인 유영희(73) 전 젤텍 이사(0.88%)가 뒤를 잇고 있다.  

㈜서흥 주가가 2020년 8월 5만9700원(종가 기준)을 찍은 뒤 2021년 9월을 기점으로 거의 줄곧 내리꽂히고 있는 시점이다. 증여일 주가는 4년여 전에 비해 78.2%(4만6680원) 떨어진 값이다. 벌이가 시원찮아지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서흥은 하드캡슐 국내 시장점유율 95%의 독점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6~7%로 3위에 랭크하고 있다. 의약품·건강기능식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 또한 주력으로 한다. 이외에 캡슐 원료, 화장품 제조 등을 사업영역으로 한다.  

계열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지주사격이다. 내츄럴엔도텍(이하 지분 22.94%), 젤텍(42.84%), 한국코스모(84.75%), 밸런스웨이(100%), 서흥헬스케어(100%) 등 국내 5개사와 미국·베트남·일본 등지의 해외 8개 생산·판매법인이 ㈜서흥 아래 포진하고 있다. 

성장성은 무난하다. 2005년(연결재무제표 재작성) 이래 줄곧 확대일로였던 매출이 2022년 6350억원에서 2023년 5950억원으로 뒷걸음질 치기는 했지만 작년 1~9월에는 50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8.59%(433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이익이 2020년 74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매년 예외 없이 줄며 재작년에는 43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익률은 13.4%에서 7.2%로 하락했다. 작년에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9개월간 305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쳐 6.0%에 머물렀다. 

(주)서흥 최대주주 주식 변동
서흥그룹 계열 지배구조

올해 73세 고령…형제간 후계경쟁 본격화 전망

이번 양 회장의 증여 지분은 2004년 5월 장내 매입 이래 오너십 유지를 위해 줄곧 소유해온 주식이다. 아울러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는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만 보더라도 1999년 이래 처음이다. 

증여세와 결부지어 볼 수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상장주식은 증여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총 4개월치 평균값으로 증여재산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증여시 세금을 최소화 하려면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될 때 하는 게 정석이다. 

바꿔 말하면 3대 세습을 위한 지분 대물림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 회장의 나이 올해 73세로 고령이어서 두 아들에 대한 주식 증여는 사실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다. 대물림의 또 다른 한 축 경영 승계 속도 역시 근래 들어 빨라지고 있다. 

서흥은 고(故) 양창갑(1923~2016) 명예회장이 1973년 1월 설립한 서흥화학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황해도 개성 출생으로 개성고려약방을 운영하다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1980년 1월 서흥캅셀을 거쳐 2014년 3월 다시 사명을 바꿔 단 모태사가 지금의 ㈜서흥이다. 

창업주의 나이 68세 때인 1991년 1월 사실상 2대 승계가 이뤄졌다. 양 회장이 대표에 올랐다. 3남2녀 중 차남이다. 연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국방과학연구소를 거쳐 1979년 ㈜서흥에 입사한 지 12년 만인 39살 때다. 창업주는 1999년대 말 ㈜서흥 이사회에서도 물러났다. 2010년 12월에는 명예회장으로 퇴진하며 차남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지금은 양 회장이 3대 승계를 위해 두 아들의 경영 활동 반경을 넓혀주고 있다. 단적으로 장남을 ㈜서흥의 이사회에 합류시킨 시점이 2021년 3월이다. 1년 뒤에는 차남을 포진시켰다. ㈜서흥의 현 이사진이 4명으로, 이 중 사내이사진 3명이 대표인 양 회장과 두 아들 뿐인 이유다. 형제간 후계 경쟁 또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거버넌스워치] 서흥 ②편으로 계속)

(주)서흥 주가 추이
(주)서흥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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