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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대동기어 주가 급등 틈타 후계자 120억 매각…노림수 먹혔다

  • 2025.03.17(월) 07:10

3대 사주 김준식 회장의 24살 후계자 김신형
지분 5.12% 취득가의 9배에 장내서 현금화
지주사격 ㈜대동 1.43% 44억 매입 2.36%로↑

국내 1위의 농기계 중견그룹 대동(大同·DAEDONG)의 올해 24살 오너 4세가 최근 계열사 대동기어 주가 급등을 틈타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를 재원으로 5년 만에 지주사격이자 사업 중추사의 지분 확보에 뛰어들었다. 3대 사주(社主) 김준식(59) 회장이 가업세습을 위해 미리미리 뿌려둔 카드가 노림수대로 제대로 먹혔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

대동家 아들 승계 전통…김신형 ‘후계 0순위’

17일 ㈜대동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김준식 회장은 일가(5명) 및 계열사 대동기어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소유지분이 25.9%에서 27.33%로 확대됐다. 김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 김신형(24)씨가 이달 10~13일 장내에서 1.43%(36만7000주)를 취득한 데 따른 것이다. 투입자금도 적잖다. 주당 평균 1만2121원에 총 44억원이다. 

비록 학생 신분이지만 ‘후계 0순위’다. 1947년 5월 설립된 철공소 대동공업사에 뿌리를 둔 대동은 고(故) 김삼만(1912~1975) 창업주→고 김상수(1933~2017) 회장(1남2녀 중 장남)→김 회장(2남1녀 중 차남)에 이르기까지 아들 승계가 집안 전통이다.

㈜대동은 모태사이자 국내 농기계 시장 부동의 1위인 사업 중추사다. 계열 지주사격이기도 하다. ㈜대동을 정점으로 대동기어·대동금속을 비롯한 수직 계열화 부품사 등 국내 9개사, 미국 등 4개 해외 판매법인이 포진하고 있다. 후계 승계를 위해서는 ㈜대동 지분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김신형씨가 ㈜대동의 주주로 등장한 때는 14살이던 2015년 6월이다. 이후 2020년 4월까지 21억원을 들여 장내에서 0.92%를 사들였다. 김 회장(22.51%)에 이어 단일 2대주주인 장남은 5년 만의 추가 매입을 통해 2.36%로 확대됐다. 

뒤집어 말하면, 김 회장이 대물림을 위해 차근차근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장남의 이번 주식 매입 재원 역시 김 회장이 후계 승계에 활용할 요량으로 일찌감치 준비해 둔 계열사 주식에서 나왔다. 

(주)대동, 대동기어 최대주주 주식 변동
대동기어 주가 추이

대동기어 매입가 2930원 vs 처분가 2만5300원

대동 오너 4세인 김신형씨는 ㈜대동 외에도 계열사 주식이 적잖다. 유력 후계자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표이자, 맘만 먹으면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이른 나이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트랙터 주력의 농기계 제조 모회사 ㈜대동에 트랙터 핵심 부품 트랜스미션을 공급하는 수직 계열화 부품사 대동기어가 대표적이다. ㈜대동(31.66%), 김 회장(13.09%)에 이어 6.23%를 보유해 왔다. 17살 때인 2018년 6월 장내에서 16억원에 매입한 주식이다. 주당 취득가가 2925원(2019년 3월 액면분할 5000원→500원 반영)이다. 

김신형씨가 이 가운데 5.12%(46만주)를 이달 7~12일 장내에서 팔아치웠다. 2020년 3월만 해도 1720원(종가 기준)에 머물던 주가가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기대감에 따른 재건주로 분류되며 지난달 12일 2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는 시기다. 

주당 평균 처분가가 2만5296원이다. 취득가의 9배다. 무려 103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116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든든하게 확보한 실탄으로 다시 ㈜대동 지분 확보에 뛰어든 것이다. 현재 대동기어 잔여 지분 1.11%의 주식가치도 22억원(14일 종가 2만2100원 기준)이나 된다.  

후계자는 김 회장이 2021년부터 부쩍 힘주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계열사 모빌리티 지분도 가지고 있다. E-스쿠터, 전동카트, 트랙터 작업기, 승용잔디깎기, 소형 트랙터, 동력전달을 위한 산업용 롤러체인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대동(39.16%), 농기계용 유압기기 계열사 하이드로텍 (3.64%), 김 회장(3.38%) 다음으로 1.88% 4대주주다. 

대동그룹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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