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의 농기계 업체 대동(大同·DAEDONG)이 빚더미에 허우적대고 있다. 작년에 이자로만 635억원이 빠져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벌이는 1년 전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작년 순손실이 451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이유다.

순차입금비율 131%…적정수준의 6배
18일 ㈜대동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작년 말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연결기준)이 788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말(2820억원) 이후 매년 예외 없이 확대 추세다. 4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79.5%(5070억원) 급증했다.
총차입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2020년 322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510억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은 되레 줄고 있다. 2022년 1290억원에서 625억원으로 감소하며 2년 새 반토막 났다.
재무안전성 지표가 좋을 리 없다. 순차입금비율이 4년 동안 85.8%→131.4%로 뛰어 적정수준(20%)을 6배 이상 웃돌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적정선(30%)을 벗어난 지 오래고, 오히려 상승 추세다. 34.2%→39.8%로 뛰었다. 부채비율은 185.9%에서 255.8%를 찍었다.
㈜대동은 대동그룹 사업 중추사인 트랙터 주력의 농기계 제조업체다. 대동기어·대동금속을 비롯한 수직 계열화 부품사 등 국내 9개사, 미국 등 4개 해외 판매법인 등 대동 계열의 정점에 위치한 지주사격이기도 하다.
㈜대동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우선 주력 시장인 북미(2023년 매출 비중 54.2%)를 타깃으로 한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2020년 말 2800억원에서 2023년 말에는 8960억원으로 급증했다. 아직은 작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마치기 전(前)이라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말에는 1조1100억원으로 치솟기도 했다.
2021년부터 신사업을 동시다발로 벌이면서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 소요도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대동은 2021년 12월과 2022년 5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계열사 대동모빌리티에 총 430억원을 출자했다. 제주 애월읍에 리조트를 건설 중인 제주대동에는 2021년까지 500억원을 집어넣었다.

영업이익 185억…이자 감당 턱없어
이렇다 보니 ㈜대동은 지난해 대규모 이자 유출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글로벌 고금리 여파까지 겹쳐 작년에 현금흐름표상 635억원이 이자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32.5%(156억원) 증가했다. 3년 전인 2021년(7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배로 불어난 액수다.
작년 순손실이 451억원에 달하며 적자로 돌아섰던 이유다. 순익적자는 2016년 이후 8년만이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1998년 이후 사상 최대 적자다. 바꿔 말하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는 이자를 감당하기에 턱 없이 모자랐다는 의미다.
㈜대동은 작년 매출이 1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조4600억원 사상 최대치를 찍은 이래 2년째 정체 양상이다. 실제로는 한참 뒷걸음질 쳤다. 작년 매출에는 ㈜대동 다음으로 핵심 계열사인 농기계·자동차·산업기계용 동력전달장치 부품 트랜스미션 생산업체 대동기어(2024년 매출 2570억원)의 연결편입 효과가 반영돼 있어서다.
북미 주력시장 탓이다. 2020년 팬데믹 이후 10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 수요 증가로 대동이 2021년 1조원을 달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시장이지만 엔데믹 이후 수요 위축으로 수익 역시 대폭 쪼그라들었다.
작년 영업이익은 185억원 밖에 안됐다. 전년 보다 71.8%(470억원) 급감했다. 2022년(883억원) 역대 최대 규모를 벌어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5분의 1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6.0%→4.6%→1.3%로 내리꽂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