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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호기?…대동기어 주가 치솟자 팔아치우는 장손 김형철

  • 2025.03.05(수) 07:10

[중견기업 진단] 대동⑥
2014년까지 주로 농기계 부품 계열서 활동
한때 ㈜대동 이어 대동기어 13.5% 2대주주
최근 주가 급등에 주식 39억어치 장내처분

내로라하는 중견그룹이라면 후계구도 역시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 없는 이슈 중 하나다. 후계자에게는 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스포트라이트가 강해질수록 그 그림자도 짙다. 

농기계 전문그룹 대동가(家)의 장손은 그런 존재다. 3대 사주(社主)인 동생 김준식(59) 회장에 가려져왔다. 김형철(63) 대동모밀리티 고문이다. 최근 계열사 주가가 뛰자 주식을 대거 털며 현금화하는 것도 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대동그룹 가계도

모태사 ㈜대동에 일절 발 들이지 않은 장손

김 고문은 모태사로서 사업 주력사인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 경영에는 지금껏 일절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활동한 적은 더더욱 없다. 계열 지주사격이기도 한 ㈜대동 주식에 별다른 애착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88년 말 김 고문의 ㈜대동 주식은 0.12%다. 이후로 개인자금을 들여 주식을 사들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오로지 2006년 7월 부친 고(故) 김상수(1933~2017) 회장의 0.72% 증여와 2018년 5월 0.64% 상속을 통해 1.36%를 보유해왔다. 

이를 최근 들어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작년 12월 0.23%, 7억원어치를 장녀 김희연(33) ㈜대동 과장과 차녀 김하연(25)씨에게 절반씩 증여했다. 이를 통해 두 딸은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김 고문 가족의 ㈜대동 지분 1.36%는 최대주주인 김 회장(22.51%)을 비롯해 부인 김희은(54)씨(0.41%), 딸 김성연(28)씨(0.11%), 아들이자 유력 후계자인 김신형(24)씨(0.92%) 등 일가 소유의 23.95%에 비할 바 못된다. 

한데 김 고문의 존재감이 마냥 희미했던 것은 아니다. 광운대 무역학과 출신으로 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적은 없지만, ㈜대동의 부품 계열사에서 상대적으로 도드라진 행보를 보여 왔다. 

트랙터 주력의 ㈜대동에 트랙터 핵심 부품 트랜스미션을 공급하는 농기계․자동차․산업기계용 동력전달정치 부품업체 대동기어와 동력전달을 위한 산업용 롤러체인 생산하던 한국체인공업(현 대동모빌리티)다. 

한국체인공업에는 2003년 3월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뒤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실 부회장 직함은 김 회장(2011년)보다 5년 먼저 달았다. 2014년 3월까지 활동했다. 김 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지 1년 뒤다.  

대동기어의 경우는 이 보다 남달랐다. 2006년 2월까지 사내이사와 감사직을 갖고 있다가 물러나기도 했지만 2012년 5월 다시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대동기어가 김 고문 몫으로 분류됐던 계열사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그만큼 김 고문은 ㈜대동과 달리 유독 대동기어에 대해서는 지분을 확보하는 데 적극성을 보였다. 김 회장이 2020년 3월에 가서야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김형철 대동모빌리티 고문 일가 계열사 지분

두 딸도 증여 통해 속속 주주로 등장

1999년 말 김 고문은 대동기어 지분이 3.49%에 불과했다. 최대주주 ㈜대동(당시 20.13%) 외에 선대 회장(14.24%)을 비롯해 오너 일가 5명이 대동기어 지분 31.41%를 보유하고 있었을 때다. 동생 김 회장(5.94%), 누이 김은좌(65) 투아이시스 대표(4.67%) 보다도 적었다. 

2002년 들어 심상찮았다. 김 고문이 그 해 6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장내에서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여 13.47%로 끌어올렸다. ㈜대동 다음으로 단일 2대주주로 부상했던 시점도 이 무렵인 2006년 4월이다. 뿐만 아니다. 부인 문임숙(61)씨도 2002년 7~8월 1.56%를 사모았다.  

2011년 3월 대동기어의 49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도 일가 중 가장 많이 출자(6억원)했다. 증자를 계기로 지분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13.12%나 됐다. 부인의 1.11%를 합하면 14.23%다. 

김 회장과는 결이 달랐다. 김 회장은 2001년 3월 3.04%를 처분한 뒤에는 2.9%로 축소됐다. 2006년 4월 1.56% 장내매수 및 대동기어 증자 당시 출자(2억원)를 통해 다소 보강했지만 4.46%에 그쳤다.  

반면 2017년 3월 김 고문은 대동기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를 계기로 판도가 확 바뀌었다. 그해 8월 지분 5.56%를 12억원에 동생에게 넘겼다. 이어 2018년 5월 부친의 1.65%를 상속받았지만 9.20%에 머물렀던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근 김 고문의 잇단 차익실현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행보일 수 있다. 앞서 ‘[거버넌스워치] 대동 ④편’에서 얘기한대로, 지난해 말부터 말부터 대동기어의 주가가 기세등등해지다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작년 12월 두 딸에게 1.65%, 액수로 16억원어치를 절반씩 증여하고 난 직후다. 

김 고문은 당시 1.64%를 21억원(주당 평균 1만4400원)에 장내처분했다. 이달 들어서도 1.11%를 18억원(1만8100원)에 현금화했다. 장내 주식매각은 2019년 12월 1.06%(2억7000만원) 이후 5년만으로, 당시 주당 처분가 2840원에 비하면 5~6배 뛴 가격이다.  

대동기어 지분은 5.33%로 축소됐다. 부인(1.11%)과 두 딸(0.57%)을 합하면 7.57%다. ㈜대동(31.66%)에 이어 1대주주인 김 회장(13.09%)과 장남 김신형씨(6.23%) 19.32%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대동기어에서 퇴진한 뒤 고문으로 활동 중인 대동모빌리티 주식은 1.87%를 보유 중이다. 2000년 말 8.8%에서 2018년 5월 부친의 1.95% 상속으로 10.7%로 확대됐다가 2021년 12월(155억원), 2022년 5월(301억원) 456억원 유상증자와 2022년 7~9월 전환우선주(CPS) 발행 1150억원의 투자유치를 계기로 축소됐다. 

대동그룹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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