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중견그룹 대동이 미래 성장동력에 꽂혀 있다. 스마트 농기계·모빌리티·팜(Farm)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소형 건설장비 등 5대 핵심 미래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심에는 대동모빌리티가 있다. 3대 사주(社主) 김준식(59) 회장의 대물림 차원에서 보더라도 허투루볼 계열사가 아니다. 비록 아직은 벌이가 신통치 않지만 당장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즉, 대동의 4대 승계 재원으로 활용함직한 계열사 주식으로, 대동기어는 오너 부자의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변모하고 있다면 대동모빌리티는 상대적으로 임팩트는 약하지만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대동 등 계열매출 70% 넘는 알짜
대동모빌리티는 1977년 6월 한국체인공업으로 설립됐다. 옛 사명에서 보듯 동력전달을 위한 산업용 롤러체인을 생산하던 업체다. 이후 트랙터 작업기, 승용잔디깎기, 소형 트랙터. 골프카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사업구조상 주로 모태사인 트랙터 주력의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 및 해외 주력시장인 북미 판매법인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다. 2020년의 경우 매출 779억원에 ㈜대동(330억원), 대동-USA(149억원) 등 계열비중이 75.4%(508억원)에 이를 정도다. 벌이도 쏠쏠해 2009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이래 2018~2020년에는 10억~19억원을 벌어들였다.
당시 오너 일가는 대동모빌리티 지분을 상당수 보유했다. 1대주주 ㈜대동(24.50%)과 계열 주주사 하이드로텍(16.4%) 외에 46.21%다. 김 회장이 19.4% 2대주주로 있었다. 뒤이어 형 김형철(63) 대동모밀리티 고문이 10.7%를 보유했다.
김 회장이 주요주주로 등장한 때는 2005년이다. 당시 11.9%를 소유했다. 이어 2011년 15.8%로 확대한 뒤 2018년 5월 부친 고(故) 김상수(1933~2017)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았다. 이때도 ㈜대동(1.83%), 대동기어(4.71%)와 마찬가지로 ‘65%대 35%’ 상속원칙은 지켜졌다. 5.57%가 후계자인 김 회장에게 3.06%, 장남인 김 고문에게 1.65%가 돌아갔다.
오너 4세들도 주요주주로 있었다. 김 회장의 아들 김신형(24)씨 6.1%와 딸 김성연(28)씨 10.0%다. 각각 12살, 16살 때인 2013년부터다. 남매가 2015년 6월부터 지주사격 ㈜대동 주주명부(현재 0.92%․0.11%)에 이름을 올리기도 전이다. 대동의 4대 승계 재원으로서 대동모빌리티가 주목받아온 이유다.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핵심기지로 변신
대동모빌리티는 2021년 전환점을 맞았다. 김 회장이 성장 전략으로 미래사업에 힘을 주기 시작한 때다. 2021년 3월 ㈜대동이 옛 사명 대동공업에서 전통 제조업 이미지가 강한 단어 ‘공업’을 떼고, 한국체인공업은 대동모빌리티로 간판을 바꿔 달았던 시기다. 스마트 모빌리티 강화 차원이다.
자금 지원이 뒤따랐다. 대동모빌리티는 2021년 12월(155억원), 2022년 5월(301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 ㈜대동(430억원) 등으로부터 456억원을 자본확충했다. 2022년에는 7~9월 4차례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통해 1150억원의 외부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오너 일가 지분은 축소된 상태다. ㈜대동 39.16%, 하이드로텍 3.64% 외에 8.86%다. 김 회장 3.38%를 비롯해 장남과 장녀가 각각 1.88%, 1.74%다. 이외 김 고문 1.87%다.
김신형씨가 누이를 앞지르게 된 것 또한 2022년 5월 주주배정 증자에 기인한다.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출자했다. 4대 유력 후계자로서 김신형씨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표다.
CPS 주당 발행가는 1만7094원(액면가 500원)이다. 대동모빌리티는 255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비록 지분율은 감소했지만 당시 김 회장의 주식가치가 86억원이다. 아들과 딸은 각각 48억원, 44억원이다.

2022년 이후 순익적자 192억…결손금 45억
대동모빌리티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자금으로 2022년 11월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연 최대 14만5000대의 모빌리티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공장 ‘S-팩토리’를 완공했다. 이듬해 4월 전기스쿠터를 출시했다. 작년 10월에는 농용·산업용 AI 로봇사업을 본격 추진할 자회사 대동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대동모빌리티가 대동의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기지로 변신했음을 보여준다. 김 회장이 2013년 3월 이사회 합류 이래 2023년 3월 각자대표를 맡으며 ‘2인자’ 원유현(55) 부회장(2020년 3월 선임)과 함께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기도 하다.
반면 아직은 신통찮다. 매출이 2023년 2140억원을 찍은 뒤 뒷걸음질치고 있다. 작년 1~9월 매출이 14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0.6%(169억원) 축소됐다. 특히 E-스쿠터, 전동카트, BSS(배터리교환형충전시설)로 이뤄진 모빌리티 분야의 성과가 미미하다. 2023년 매출 148억원(비중 6.9%)에서 작년 9개월 동안은 100억원(7.1%)에 머물렀다.
수익성은 더 좋지 않다. 영업이익이 2021년 31억원에서 2022년 8억원으로 축소된 뒤 2023년 7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1~9월에는 115억원으로 불어났다. 2022년~2024년 9월 누적 순손실이 192억원이나 돼 결손금 45억원이 생겼다.
미래에는 모를 일이다. 대동모빌리티는 프리-IPO 조건에 따라 2026년 하반기 증시 상장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목표대로라면 올해부터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일가가 뿌려놓은 주식이 남부럽지 않은 ‘돈줄’이 될 지 관심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대동 ⑥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