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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아차 5위·현대차 6위라는데...

  • 2013.07.29(월) 15:55

'J.D.파워 순위'에 담긴 진실
현대차, 2년 연속 평균에 못 미쳐

지난 25일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 조사기관 J.D.파워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J.D.파워의 '상품성 만족도(APEAL)' 조사 결과 경쟁 브랜드인 일본의 빅 3를 모두 제쳤다는 내용이었다.
 
순위도 상위권이었다. 기아차가 5위, 현대차가 6위였다. 일본 브랜드는 물론 포드, 쉐보레. 크라이슬러 등 미국 유수의 브랜드보다도 앞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정 받은 결과로 보였다.
 
하지만 J.D.파워가 발표한 점수와 순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J.D.파워가 발표한 순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순위를 내놨기 때문이다.
 
◇ 현대·기아차, '일반 브랜드'에서는 선전

J.D.파워의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들이 차량 구입시 가장 많이 참고하는 데이타다. 세분화된 기준으로 해당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만큼 데이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이번 J.D.파워의 조사 결과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라이슬러의 픽업 트럭 브랜드 '닷지 램(Ram)'은 이번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는 5위, 현대차는 6위를 기록했다.]


일반 브랜드 부문 1위는 크라이슬러의 픽업트럭 브랜드인 '램(Ram)'이 차지했다. 미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픽업트럭 시장이 강세다. 따라서 'Ram'이 1위에 올랐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위는 폭스바겐, 3위는 BMW의 '미니(MINI)', 4위에는 GM의 '뷰익(Buick)'이 랭크됐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유명 브랜드, 특히 혼다 닛산 도요타 등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 브랜드를 제쳤다는 것은 분명 인정받을 만한 일이다.

◇ 전체 브랜드 조사에선 순위 '급락'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J.D.파워 조사 결과에는 벤츠, BMW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제외돼 있다. 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

J.D.파워의 이번 조사 대상은 총 33개 브랜드다. 이중 프리미엄 브랜드는 12개다. 현대·기아차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한 기준인 일반 브랜드는 21개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이중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J.D.파워 '2013 상품성 만족도'조사 전체 브랜드 순위는 각각 18위와 17위였다. 일반 브랜드만 비교했을 때의 성적과는 대조적이다. (자료:J.D.Power)]

하지만 대상을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합친 33개로 늘릴 경우 기아차는 17위, 현대차는 18위로 밀려난다. 전체 브랜드 중 중간 정도의 순위다.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합한 전체 1위는 포르쉐다. 2위는 아우디, 3위는 BMW 순이다. 전체 순위 33개 브랜드 중 1~10위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독식했다. 일반브랜드 1위인 '램'은 11위에 그쳤다.

◇ 현대차, 2년 연속 산업 평균 밑돌아

문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번 조사의 전체 평균을 간신히 넘었거나 그에도 못미쳤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업평균을 넘어서지 못했다. 기아차는 작년에는 평균 이하였지만 올해는 평균치를 넘어섰다.

올해 J.D.파워 '상품성 만족도'조사 산업평균은 795점이었다. 기아차는 797점을 기록했고 현대차는 792점이었다. 산업평균을 넘어선 일반 브랜드는 '램', '폭스바겐', '미니', '뷰익', '기아차' 뿐이었다. 나머지 일반 브랜드는 모두 산업평균에 못미쳤다.

[작년 J.D.파워 '상품성 만족도 조사'결과(왼쪽)와 올해 결과 비교. 현대차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업평균치를 넘지 못했다. 반면, 기아차는 올해 산업평균치를 간신히 넘어섰다.]

작년 산업평균은 788점이었다. 기아차는 786점을 기록했고 현대차는 784점으로 닷지(Dodge)와 뷰익(Buick)에도 뒤졌다. 총 34개 브랜드 중 기아차는 전체 18위, 현대차는 21위로 두 브랜드 모두 하위권이었다.

각 부문별로도 작년에는 기아차의 쏘울과 옵티마(K5)가 각각 소형MPV(Compact MPV)와 중형차(Mid-size car)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쏘울만이 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작년도 올해도 1위 차종을 배출하지 못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현지 전략은 상반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을 현지에 선보이며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아차는 대중차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기아차의 경우 일정부분 미국 시장 공략 전략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현대차의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전략은 여전히 먼 길임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대중차 품질에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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