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수입차, '마의 벽' 넘고 현대·기아차 정조준

  • 2014.01.07(화) 14:29

예상보다 2년 빨리 15만대 돌파..BMW 520d '1위'
독일車·디젤車가 성장 견인..성장세 계속될 듯

작년 국내 수입차 판매가 마침내 15만대를 돌파했다. 업계의 예상보다 2년 가량 앞당긴 기록이다. 국내 업체들은 수입차가 무서운 속도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위협할 대항마로 급부상할 수 있어서다. 현대·기아차도 작년 내수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수입차를 꼽을 만큼 수입차 판매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 '무서운 속도'..15만대 돌파 2년 앞당겨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작년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19.6% 증가한 15만6497대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 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당초 업계에서는 수입차 판매 15만대 돌파 시기를 오는 2015년쯤으로 예상했다. 15만대 돌파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의미있는 숫자다.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어서다. 따라서 그동안 업계에서는 언제 15만대를 넘어설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로 현대차 승용부문의 내수 점유율은 올들어 지난 6월 44.9%를 정점으로 지난 11월에는 40.5%까지 떨어졌다. 반면, 수입차는 지난 1월 12.91%로 출발해 지난 11월 14.3%까지 뛰어올랐다.

업계는 앞으로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KAIDA는 내년 수입차 판매를 17만4000대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판매 증가 속도는 일본과 비교해도 빠르다. 일본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가 점유율 10%를 넘어선 것은 개방한 지 33년이 지난 1999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방 25년만인 지난 2012년에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일본보다 8년이나 앞선 속도다.

◇ 작년 수입차 키워드는 '독일車'·'디젤車'

작년 한해 가장 인기있었던 수입차 브랜드는 BMW였다. BMW는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17.5% 증가한 총 3만3066대를 판매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급성장세를 보인 폭스바겐은 2만5649대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2만4780대), 아우디(2만44대), 도요타(7438대), 포드(7214대), 미니(6301대), 렉서스(5425대), 혼다(4856대), 크라이슬러(4143대) 순이었다.
▲ 작년 수입차 판매 키워드는 '독일차', '디젤차'다. 작년 하반기 BMW의 아성을 무너뜨렸던 폭스바겐 티구안 2.0TDI 블루모션.

디젤에 강점이 있는 독일 브랜드들이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과거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도요타의 경우 전년대비 31.1%나 줄었다.

포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브랜드들의 선전도 인상적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브랜드들에 대해 연비와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부활을 선언한 미국 브랜드들은 개선된 연비와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특히 포드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포드의 경우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40.7% 증가한 7214대를 판매했다. 크라이슬러도 전년대비 판매가 0.5% 늘었다.

◇ BMW 520d '1위'..디젤車 전성시대

작년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전통의 강자인 BMW 520d(8346대)가 차지했다. 하반기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5500대)이 맹렬히 추격했지만 BMW 520d의 아성은 넘지 못했다.

작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10위 중 독일차가 9개를 휩쓸었다. 도요타 캠리가 총 3227대로 유일한 '비(非) 독일' 브랜드였다. 독일 브랜드가 이처럼 인기를 끈 것은 디젤에 강점이 있어서다.

베스트셀링카 1위~10위까지 디젤차량은 총 8개였다. 고유가에 연비가 좋은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작년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량은 총 9만7185대로 전체 판매 대수의 62.1%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 작년 국내 수입차 판매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BMW 520d. BMW 520d는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작년 한해 동안 총 8456대가 판매됐다.

KAIDA도 디젤 차량에 대한 인기가 수입차 판매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작년 수입차 신규등록은 각 브랜드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디젤모델과 젊은 소비층이 수입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수입차 디젤 모델의 인기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게도 자극제가 됐다. 현대차는 수입차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아반떼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르노삼성도 소형 디젤 모델인 QM3를 선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차에 대항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 증가는 이미 대세가 됐다"면서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조만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