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 기록행진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지만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체면을 구겼다. 4분기 실적을 확인한 만큼 시선은 1분기를 포함한 올해 전망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올해 매출 240조원 안팎, 영업이익 40조원 수준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 4분기 실적으로 인해 올해 연간 전망 역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수익성에 의구심이 생겼다는 점이 부담이다.
◇ 반도체는 '버팀목'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5% 가량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에서 나왔다. 때문에 스마트폰의 수익성 악화는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다.
다행스러운 점은 주력사업중 하나인 반도체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사업에서 7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시스템LSI 실적이 회복된다면 스마트폰이 부진하다고 해도 일정부분은 상쇄할 수 있다. 당초 대부분 증권사에서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요인중 하나가 반도체 사업의 성장이었다.
디스플레이나 TV·가전 역시 소폭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해외 주요국들의 경기회복과 스포츠 이벤트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예상이다.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TV사업의 경우 지난 4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TV사업이 좋아질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의 실적은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가전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열쇠는 결국 스마트폰
하지만 역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향방은 스마트폰에 달렸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이익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급성장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반대의 상황이 생긴다면 충격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지난 3분기 10조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4분기 8조3000억원으로 2조원 가량 영업이익이 줄었다. 약 8000억원의 성과급이 일시에 반영됐고, 환율효과로 인한 이익감소를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부진은 부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무선사업부에서 6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5조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 등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중저가 제품들의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의 지출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이 3분기와 같은 59조원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시 3분기 수준까지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반대로 수익성을 얼마나 방어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때문에 이달말로 예정된 확정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가 스마트폰이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고, 중저가 제품은 중국 등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주목된다.
연간으로는 오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S5, 그리고 하반기로 예정된 갤럭시노트 후속모델이 얼마나 성과를 낼 것인지가 올해 전체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꼽고 있는 태블릿에서의 성과도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