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인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에 본격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선박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5월 중국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社로부터 수주한 것이다.
수주 당시 1만8400TEU급이었으나 이후 선주사의 요청에 따라 1만9000TEU급으로 변경됐다. 1만9000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만9000개를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규모다. CSCL社는 현대중공업에 총 5척의 1만9000TEU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20피트 컨테이너는 길이 6.1m, 폭 2.44m, 높이 2.6m다. 무게는 약 2240~2290kg이다. 따라서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약 2톤가량의 컨테이너 1만9000개를 동시에 싣고 운항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현대중공업은 20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세계 최대 1만9000TEU 컨테이너선 착공 기념식을 가졌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배종천 현대중공업 상무, 펑싱궈(Feng Xing Guo) CSCL사 부사장. |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선은 국내 조선 빅3 등 일부 조선업체들만이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많은 양의 화물을 한번에 실어나르는 데다 연료 효율도 높아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에 발주된 컨테이너선 중 이번에 건조되는 1만9000TEU급이 가장 규모가 크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만6000TEU, 대우조선해양은 1만8270TEU급을 수주한 상태다.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은 크기도 사상 최대다.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로 축구장 4배 크기다. 7만7200마력의 전자제어식 엔진(ME엔진)을 탑재하고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화된 선형으로 건조된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800TEU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
실제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이 하루동안 소비하는 기름의 양은 약 150톤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120톤에 불과하다. 더 많은 짐을 실었지만 더 적은 양의 기름을 사용한다. 선주사들이 대형 컨테이너선을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운항속도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연료량을 조절, 연비를 높이고 탄소배출량도 절감할 수 있다. 또 자체 개발한 자외선 선박평형수처리장치인 ‘에코 밸러스트(Eco-ballast)’ 등을 장착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의 TEU당 연료소모율이 1만TEU급보다 20% 이상 적어 선주사의 선호도가 늘고 있다”며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추세는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