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태양광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기존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특히 통합법인은 기존 태양광 셀과 모듈 등에서 벗어나 다운스트림(발전사업) 중심으로 방향을 바꿀 계획이다. 태양광 소재만으로는 목표인 세계 1위 태양광 기업이 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 유가급락 영향 無, 시장은 성장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유를 대체하는 태양광 에너지 등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 있어서다.
그러나 유가와 태양광의 연관성은 크게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다수의 원유는 자동차나 선박, 항공기 등 교통수단의 연료로 사용된다. 또 정제를 통해 만들어지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된다.
반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양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전력을 만들어내는 태양광 산업과 겹치는 부분이 적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크레딧 스위스 조사자료 |
향후 태양광 시장의 성장도 꾸준할 전망이다. 크레딧 스위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시장 수요는 2010년 18.2GW(기가와트)에서 오는 2016년에는 64.3GW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성우 한화솔라원·한화큐셀 통합법인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유가보단 환율변동성이나 유럽의 경기침체 대응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태양광 설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장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운스트림으로 모드 전환, 연착륙 가능할까
한화는 이번 태양광 계열사의 통합법인 설립 후, 기존의 모듈이 아닌 다운스트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다운스트림 영업이익률이 모듈보다 세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다운스트림은 태양광 개발사업으로 발전소를 직접 짓는 것을 포함한다.
현재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모듈은 기술적 장벽이 낮아 시장 진입이 쉽다. 이로 인해 태양광 사업 호황기 시절 다수의 신규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치열해졌고, 생산량도 늘어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 에너지경제연구원 |
향후 가격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태양광 모듈은 Wp(전격 용량) 당 평균 0.7달러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2035년까지 세계 태양광발전 설비가 384GW 설치된다고 가정하면 2030년에는 Wp 당 0.42달러까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제품을 생산하던 태양광 기업들이 사업구조를 다운스트림 솔루션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태다. 한화도 그 중 하나다.
남 대표는 “수익성이 높은 다운스트림 분야를 중심으로 통합법인의 성장력과 자생력을 갖출 것”이라며 “그룹 내 사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구조 전환이 한화의 태양광사업에 득이될지는 미지수다. 제품을 생산하는 업스트림 분야보다 다운스트림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한 탓이다.
이철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공급 과잉이 문제다"라며 ”다운스트림 시장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에너지 회사들도 참여하고 있어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태양광 시장은 규모가 작아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화가 살아남기 위해선 유럽에서 큐셀의 영업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다운스트림
태양광 다운스트림은 기본 제품들을 바탕으로 발전소 설계와 건설, 운영 등을 맡는 사업이다. 즉 태양광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의 각도 등을 감안해 설계하고, 이를 저장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소를 짓고, 생산된 에너지를 다루는 것이다. 현재 태양광 제품인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등의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반면 다운스트림은 높은 영업이익률로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