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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롯데]'난기류' 휩싸인 롯데케미칼

  • 2016.06.15(수) 17:49

검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압수수색
회사측 혐의 부인..향후 합작 영향줄 듯

롯데케미칼에 닥친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석유화학사인 액시올 인수 포기로 성장동력을 놓친 것은 물론 이제는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을 위한 통로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됐다. 정상적인 경영을 지속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국내 및 해외에서 합작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해왔다. 합작사업이 양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중요한 만큼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입증되면 향후 추가적인 합작사업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검찰이 겨눈 칼끝

 

15일 법조계 및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해외 비자금 조성을 위한 통로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무역업체로부터 일부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A사 홍콩법인과 일본 롯데물산을 거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A사 홍콩법인 및 일본 롯데물산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거래대금 수백억원을 부풀려 이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익을 해외로 빼돌려 세금을 내지 않고 롯데케미칼의 수익을 악화했다는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경우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14일에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해 수색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qwe123@)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우선 일본 롯데물산과의 무역 거래는 IMF 외환위기였던 1997년 말부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당시 국내기업보다 높았던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로부터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을 통해 이익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일본 롯데물산과의 거래 과정에서 상호간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면서 2013년부터는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간 거래에 포함된 또 다른 기업인 A사는 원료 공급 트레이더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회사와는 중간 원료인 PG(프로필렌 글리콜)나 C4 부산물을 거래했는데 희귀한 물량이라 거래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A사와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12년의 경우, 총 구입액은 1060억원(6만8000톤) 수준으로 총 구입원료 금액(8조8108억원)과 비교하면 1.2%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 과정에서 200억~300억원의 비자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 합작사업 어쩌나

 

롯데케미칼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신뢰도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향후 롯데케미칼이 추가적인 합작사업 시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미국 액시올과의 합작사업인 에탄크래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프로젝트 기공식을 가졌다. 액시올 인수 계획은 철회했지만 양사의 합작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미국 셰일자원을 기반으로 에틸렌을 비롯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이 사업을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국내에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서도 직접 현장을 찾아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폭적 지원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혼합자일렌(MX)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ENI S.p.A) 자회사인 베르살리스(Versalis)와 SSBR 및 EPDM 등 특수고무 합작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합작사업의 경우, 그룹 오너 혹은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양사의 신뢰가 중요하다.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입증될 경우 신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 롯데케미칼이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진단하는 이유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합작사업이 일정 부분 진척된 상태라 당장은 검찰 수사의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새로운 합작을 시도하거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 파트너를 찾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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