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손잡고 추진한 MX(혼합자일렌) 생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 사업은 국내 정유사와 석유화학사가 파트너가 된 첫 사업이어서 업계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시장에선 현대케미칼이 제품 생산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공급을 가정한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 변동 등에 주목하기도 했다.
현대케미칼은 MX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케미칼은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대4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양사는 MX공장 설립을 위해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6만㎡ 부지에 들어선 이 공장은 하루 13만 배럴 규모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MX와 경질나프타를 연간 각각 120만톤, 100만톤을 생산한다.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도 하루 약 5만 배럴을 만든다.
▲ 현대케미칼 MX공장 |
현대케미칼은 MX와 경질나프타의 국내 생산을 통해 연간 1조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은 전량 수출해 1조5000억원 가량의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강명섭 현대케미칼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의 첫 합작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기쁘다”며 “안정가동을 통해 MX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MX는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에 지분비율 만큼 공급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은 MX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으며 중국 등 신흥국의 석유화학 공장 증설 여파로 수급이 늘 불안했다. 하지만 합작사로부터 안정적으로 MX를 공급받게 된 만큼 양사는 원료 조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합작사를 통해 원유에서부터 석유화학 아로마틱 사업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도 완성하게 됐다. 현대케미칼이 생산하는 MX는 폴리에스터 섬유나 PET, 휘발유 첨가제 등의 원료인 BTX(벤젠·톨루엔·자일렌)의 원료다.
이에 더해 원유 정제능력도 하루 39만 배럴에서 52만 배럴로 늘어나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번 증설은 1996년(하루 20만 배럴 원유정제시설 준공) 이후 최대 규모이며 증설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단일 정유공장 기준 세계 순위도 22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케미칼이 생산하는 석유제품은 경유와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일반 정제시설에선 원유보다 싼 중질제품이 40% 가량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작사를 통해 자사의 정유사업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도 원료 확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케미칼이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매출액 2조5000억원을 거둘 전망이어서 지분법 만큼 롯데케미칼 실적에도 반영되고, 나프타와 MX의 외부 구매량도 줄어들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